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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기도회와 시어머니’
박정철 (2016-02-06 17:36)
  ‘룻이 밭에서 저녁까지 줍고 그 주운 것을 떠니 보리가 한 에바쯤 되는지라 그것을 가지고 성읍에 들어가서 시어머니에게 그 주운 것을 보이고 그가 배불리 먹고 남긴 것을 내어 시어머니에게 드리매’(룻 2:17,18)

  사택에 맛있는 것이 생길 때면 고민에 빠진다. 이번처럼 명절이 가까워지는 때면 더하다. 그 고민은 바로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가져다 드릴 것인가 아니면 자식들에게 먹일 것인가.’ 하는 것인데, 그래도 스스로 생각에 당장 내 입으로 들이지를 않는 모습에 기특하다며 수줍게 웃어본다.
  명절을 맞아 고향에 가져갈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준비해가는 것이 기쁨이다. 많지도 않고 큰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부모님을 생각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남편의 말대로 그저 잘 따라주는 아내가 고맙다. 늘 부모님들께서는 “이번에는 정말 아무 것도 가져오지 말라”고 하시지만 막상 가져가면 이것저것 펼쳐보시면서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모른다(자식 입에 먹을 것 들어가는 것과 논에 물들어가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시다는 말씀이 내 마음을 찌른다).

  어느 목사님이 며칠 전에 어떤 자리에서 그러신다. “그 아이가 이번에 숙대 음대에 들어갔는데, 입학금이 무려 700만원이라고 하더라.” 그랬더니 옆에 있던 분이 말을 이렇게 받는다. “야, 진짜 소 한 마리 값이네.”
  그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그 학생의 부모님이 떠오른다. 지금까지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공부시킨 것만 해도 허리가 휘어질 정도였을 것인데, 앞으로 더 들게 될 많은 돈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으려나. 그러다 또 얼마 있지 않아 외국으로 유학을 가겠다고 할 것이고, 그러다 결혼까지 시켜야 할 것이니. 요새 아이들 표현으로 정말 ‘ㅠㅠ’다.
그래, 그렇게 해서 나도 지금까지 살아왔겠다 싶은 것이 부모님의 은혜가 새삼 감사로 다가온다. 그 은혜가 명절 날 조그맣게 드려진 선물들로 대신할 수 있겠느냐마는 그래도 부모님의 은혜를 이렇게나마 표현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싶다.

  한 권사님이 “자기는 새벽 기도회를 드리는 성도님들과 시어머니와 같이 사는 며느리가 세상에서 제일 존경스럽다.”고 하신다. 이런 삶은 보통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살아낼 수 없는 삶이라는 것이다. 듣고 보니 은근이 이런 생각이 찾아든다. ‘우리 집 사람이 제일 존경 받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고, 또 하나는 우리 집 며느리가 될 사람이 그랬으면 좋겠다.’
  도대체 성경 속에 나오는 룻은 어떻게 그 시어머니 나오미를 그렇게 잘 섬길 수가 있었을까. 도대체 룻은 어떤 마음을 가졌기에 그리할 수 있었을까. 종종 한 두 번씩 농담 삼아 아이들에게 그런다. “아빠하고 엄마는 신앙심이 좋은 며느리가 제일 좋다.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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