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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겨울비’
박정철 (2016-01-30 07:30)
  ‘하나님이 야곱에게 이르시되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서 거기 거주하며 네가 네 형 에서의 낯의 피하여 도망하던 때에 네게 나타났던 하나님께 거기서 제단을 쌓으라 하신지라’(창 35:1)  

  지난밤부터 새벽까지 양남에 비가 내린다. ‘토닥 토닥’ ‘주루룩 주루룩’ 내리는 빗소리가 내 마음의 빗장을 삐걱거리며 열어 준다. 참 고맙다. 그래도 예전에는 이런 빗소리를 정겹게 들을 줄 아는 귀가 어느 정도는 있었던 것 같은데, 세월이 가면서 언제부터인가 이 빗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했던 것 같다.
  언제부터였을까. 이 겨울에 새하얀 눈이 기다려지지 않았을 때가 말이다. 눈이 기다려지기보다 귀찮아지는 시점이 언제부터였을까. 그러면서 마음과 삶도 팍팍해지기 시작했을 것 같다. 자연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감성도 무뎌져갔을 것이다.
  군에서 한 번은 후임병이 내게 묻는다. “겨울비가 왜 슬픈지 아십니까?” 가수 김종서씨가 부른 ‘겨울비’에 나오는 ‘겨울비처럼 슬픈 노래는’이라는 노랫말을 두고 묻는 말이다. 그래서 “왜 슬프냐?”고 물었더니 그런다. “그 겨울에 눈이 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그 말이 좋아 새겨서는 휴가를 나가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이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말이 전혀 내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 쓸데없는 말장난 같은 그것이 그때는 뭐가 그리 좋았던고.

  새벽 기도회 시간, 고요한 가운데 기다리니 영적으로 많이 무뎌진 내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살고는 있지만 잘 살고 있는 것 같지는 않은, 이렇게 살다 가는 것이라면 이렇게 살아가서는 안 되겠다는 불안감이 나를 붙든다. 더 깊어지지 않고 늘 새로워지지 않으면 숨조차 쉴 수 없을 것 같은 쓰린 시간이다.
  그래, 살만하고 지낼 만 한 것이 영적으로 무뎌지는 위기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겠다. 그럭저럭 사는 것이 그저 그런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이겠다. 형식적이고 의무적인 종교 생활이라면 하나님이 많이도 근심하시지 않으시겠는가.
  그래서 이 시간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는데, ‘기도에 간절함이 있는가.’ ‘삶에 애절함이 있는가.’ ‘사람에 대해 애틋함이 있는가.’ ‘내일에 대한 꿈을 소망하고 있는가.’ ‘가슴에 열정이 불타고 있는가.’
  하나님께서 살게 해 주시는 삶이 지금 같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다시 해 보게 된다. 무뎌지지 말아야겠다. 세상에 묻혀서 무뎌지는 모습이어서는 안 되겠다. 무뎌지지 않도록 겨울에 내리는 빗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겠고,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도 놓치지 않도록 해야겠다. 이 겨울에 겨울비가 정말 슬퍼하는지 가만히 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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