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방

이상호 (2012-03-03 20:37)

심 방 목회의 3대 요소는 말씀, 기도, 심방이다. 목사가 주야로 말씀을 연구하여 은혜로운 설교를 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여 교회를 뜨겁게 하고, 부지런히 심방하여 교우들을 살피는 일이 목회에서 중요한 일이다. 문제는 심방이다. 시대가 담을 쌓고, 대문에 영상 인터폰을 달고 사는 시절이라 심방이 그리 달갑지 않은 실태다. 자유롭게 살다가 목사가 온다고 하면 청소도 해 놓아야 하고 옷도 챙겨 입어야 한다. 어디 그뿐인가? 뭐라도 입맛을 다실 수 있도록 음식도 준비해야 한다. 그러니 심방을 요청하지 않는데 가는 건 쉽지 않은 시절이다. 일전에 우연히 심방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어느 성도님이 "우리 집은 언제 심방을 오셨는지 기억에 없다"고 하셔서 얼마나 고맙던지... 아직도 목사가 찾아와서 기도해 주기를 바라는 성도가 있다는 생각을 하니 행복한 목사다. 나는 돌아와서 얼른 그분의 심방카드를 꺼내 보았다. 갑자기 간 것 말고 심방카드에 찬송, 성구, 심방목적이 기록된 것만 40번이다. 물론 한 교회 28년째나 있으니 그럴만도 하다. 후에 이야기를 나눠보니 주로 가게나 일터에서 심방을 받았는데 가정에서 받고 싶은 마음이 속 마음이었다. 모쪼록 고마운 일이다. 목사를 기다려준다니 말이다. 사실 우리 교회는 근년에 심방을 자주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언제든지 심방갈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문제가 있어서 심방하기 보다는 심방할 일이 없는 것도 괜찮은 일 같다. 그러나 개인주의, 벽을 두껍게 쌓는 시절이지만 목사는 아무 때나 드나들 수 있는 교인 가정들이었으면 좋겠다. 된장찌개 하나 해 놓고 부르면 얼마나 좋을까? 꼭 잘 먹어야 되는 게 아니잖은가? 아니 꼭 먹어야 하나? 그냥 가정의 문제를 터놓고 기도하며 스스럼없이 목사와 이야기하고 기도하는 교회였으면 좋겠다. ☺ * 제가 이곳에 오게 된 것은 백낙원 목사님 덕분이구요. 늘 글을 올리면 서로 리플을 달아 격려하는 모습들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뜸한 것 같아 한마디 하고 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