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우지 말고 채워갑시다.

박정철 (2012-02-25 15:06)

‘두 달란트 받았던 자도 와서 이르되 주인이여 내게 두 달란트를 주셨는데 보소서 내가 또 두 달란트를 남겼나이다. 그 주인이 이르되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이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마 25:22-23)   젊은 청년들이 모여서는 그런다. “오늘은 어떻게 시간을 죽이지.” “오늘은 뭘 하면서 시간을 때우지.” 젊은이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말들이다.   인생에서 무엇인가를 계획하고 열심히 살려고 하면 더 없이 할 것이 많은 것이 인생인 반면에 아무 생각 없이 있다 보면 더 없이 할 것이 없는 것이 인생일진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더 많은 것을 경험하면서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고 아니면 오늘의 자리가 자기 생의 전부인 줄 알고 안주하면서 안일한 삶을 살다 갈 것인데.   군대에서 난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상명하복의 군대 자체가 나하고는 잘 맞지 않았고 2 년여의 짧은 세월, 잠시 잠깐 지날 것이라 생각하고 거기에다가 큰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냥 적당하게 꼴찌는 아니더라도 그 몇 발 앞에서 어기적거리면서 지냈다.   그런데 지내면서 깨달은 것은 그 시간들이 내 생각과는 달리 결코 짧지 않았다는 것이고, 힘을 다하지 않은 결과로서의 고통은 고스란히 내 몫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지난주 심방 중에 박병철 장로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신다. “목사님, 월급쟁이들은 시간만 때워도 월급이 나오지만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은 내가 뛰지 않으면 십 원 짜리 하나 안 들어옵니다. 그러니 월급쟁이들과 우리 같은 사람하고는 생각 자체가 벌써 다릅니다.” ‘그래, 목회도 그렇지 않은가. 하고자 하면 부족한 게 시간이지만 안 하고 있으면 남는 게 시간이지.’   그러면 오늘의 나는 어떤 마음인가. 글의 제목처럼 ‘시간을 때워가고 있는가, 아니면 시간을 채워가고 있는가.’ 그런 생각에 잡혀서 하나님께 기도드린다. “하나님, 제가 시간만 때우는 자가 아니라 그 시간 속에 많은 것들을 채워갈 수 있게 하옵소서.” 내게 주어진 지금 이 시간이 그냥 무작정 흘러가지 않게 되기를 바라면서 하루의 계획을 세워본다.   언젠가 말씀 세미나에서 어느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 지금도 뇌리에 남아 있다. ‘인생은 우리가 살면서 해야 될 그 모든 일을 다 행하고도 충분한 것이다.’라는 말씀이다.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않고 열심을 다해 충성하게 될 때에 우리에게 주어진 그 인생은 우리가 마땅히 해야 될 그 일들을 다 하고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저마다 오늘 이 자리에 또 다시 서 있다. 어떻게 이 날들을 보낼 것인가. 때워갈 것인가. 채워갈 것인가. 때워간다면 늘 그 자리이면서 퇴보하겠지만 채워간다면 늘 새로운 자리일 것인데. 우리는 저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잔치의 즐거움을 누려가기 위해서 착하고 충성된 종의 모습으로 이 시간들을 채워가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