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제발 개발 좀 하지 말아요

이순락 (2012-02-24 19:13)

와이프의 당부 말씀(?)이다. “이젠 제발 개발이니, 발명 같은 거 하지 말아요.” 남편이란 자가 돈은 잘 못 벌면서 신제품 개발에는 끊임없이 노력, 투자하고 있으니 지겹기도 할 것이다. 실용신안 등록 13건, 발명특허 2건(출원 계류 중). 이 정도 관록(?)을 보면 ‘발명가’ 또는 ‘아이디어 맨’이라는 호칭을 얻기에 부족함이 없으리라. 인근 촌 동네 어떤 영감님은 자신의 명함에 자칭 “발명왕”이라는 칭호를 쓴 걸 보았다. 그 어른에게 물었다. “영감님, 대단하신 분이군요. 근데 무엇을 발명하셨기에 ‘발명왕’이 되셨는지요?”했더니, “뭐, 별 것 아닙니다. 농기군데요. 참깨 씨를 뿌리고 파종하는 기계를 개발했지요.”  “아, 그러셨군요. 발명특허가 나왔던가 보지요.”  “아닙니다. 실용신안 특허가 나왔지요.” “?!......” 아무튼 자신의 개발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었고, 부끄러움 모르는 무지랄까, 만용이 우러러 보이기까지 했었다. ‘나에겐 저런 뻔찌(똥  배짱)가 왜 없을까?’ 그런데 나 자신은 스스로에 대하여 ‘발명가’니 ‘아이디어 맨’이라느니 하는 생각을 이제껏 단 한 번도 해 본 일이 없다. 단지 생활 속에서 하나님께서 주신 귀한 지혜를 이용, 새로운 제품 개발에 몰두하곤 했을 뿐이다. 그런데 정작 개발한 제품에 대한 상업적 가치나 실효성은 별로 시원치 않았던 형편이었다. 따라서 이러한 형편의 나를 향한 와이프의 경우, 나의 신제품 개발이나 발명에 시답잖은 반응일 수밖에. 그러나 나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즉 지금까지 내가 생산, 판매했었던 제품은 거의가 나 자신이 직접 개발, 발명했던 아이템들이었다. 단지 재운이 따르지 않아 기회를 잡지 못했을 뿐이었다. 이건 결코 단순한 변명이 아니다. 로또를 기대하진 않았지만 말이다. 생애 최초로 개발했던 민속탈 유리병은 변리사 사무소 사무장의 횡포와 장난에 격분하여 실용신안이든 의장등록이든 모두를 포기해 버렸던 것이다. 그 실질적 예가 안동 양반탈 병으로 제작된  도자기형 술병이었다. 지금의 참소주(당시 금복주)측에 기꺼이 개발토록 허용(?)한 것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제주도 하루방 병(꿀 병)은 아이디어를 제주도 업자와 심도있게 상의했으나 당시 금전적 문제로 포기했었다. 다시 말하면, 지금 유통되고 있는 하루방 꿀 병은 나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수년 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구미시에 판촉물로 납품을 하면서 중동(쿠웨이트)에 수출을 했었던 ‘머리가 맑아지는 베개’와 ‘허리견인 보호 벨트’는 사장시키기엔 너무도 아까운 아이템이다. 봉제업자의 얄팍한 잔꾀로 불량품이 생산, 수출되었고, 결국은 클레임을 당해 배상했었던 불행하고도 비통한 사건도 있었다. 그 외에 학생들의 공부 도우미 ‘솔로몬 머리띠’라는 이름의 제품은 TV Home-shopping까지 진출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중도하차로 마감을 했어야 했었다. 그로 인해 나는 엄청난 금전적 데미지를 입지 않을 수 없게 되었었다. 그 건과 관련해서 비록 소액 투자자들(2명)이지만 그들로부터 ‘사기꾼’으로 매도당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었다. 더구나 가까이 지내든 교우로부터도 많지 않은 금전적 문제로 가슴쓰린 상처를 받기도 했었다. 하나님께 얼마나 울부짖듯 부르짖었는지 모른다. 기도할 수 있는 것 때문에 스스로 위로받으며 고통을 감내하곤 했었다.  이러한 좋지 않았던 경험들은 결국 와이프로부터 나의 제품 개발, 발명에 대한 불신의 벽만 두껍게 쌓이도록 했었던 것이다.        지금의 홍삼진액(엑기스) 영업도 사실은 약초개발에 의해서 비롯된 결과이다. 정말 대단히 바람직한 음료를 개발했으나 판매가 너무 힘들어 포기했었던 것이다. 별도의 홍보가 없어도 품질과 가격만 좋으면 영업이 가능한 제품이 ‘홍삼’이었다. 그래서 오늘까지 이 업을 계속하게 된 것이다. 현재 출원 중에 있는 발명특허품은 간단히 말해서 ‘홍삼피자’이다. 전 세계 남녀노소 모두의 기호식품인 피자에 건강보조식품인 홍삼을 적용한 것이다. 당장에라도 시작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그러나 제품 생산에 필요한 기계, 설비가 있어야 하고, 또한 목이 좋은 상권에 진입하여야 빛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자본력이 한계에 달한 나의 현재의 처지로서는 도저히 힘에 겨운 사업인 것이다. 보류시키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나의 원대한 꿈과 희망대로라면 해외에 진출, 세계무대를 휘어잡는 것이다. 요원한 꿈으로만 끝날지도 모를 일이긴 하다. 한편, 나는 현재도 한 가지 아이템 개발에 남몰래 몰두하고 있다. 약사법에 저촉될 우려가 있어 홍보할 수 없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당뇨, 고혈압, 간경화를 비롯한 각종 암에 신효한 치유력을 가지고 있는 음료를 값싸고 마시기 좋게 개발, 보급코자 하는 것이다. 홍삼진액을 숙성, 추출에 언제나 혼을 불어넣어 생산하듯이, 이 제품 또한 하나님께 기도하며 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것이다. 와이프의 당부가 귓전에 울려 메아리쳐 오는 것 같지만. E-Mail : srlee15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