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와 ‘부지런히’

박정철 (2015-08-15 06:17)

‘보라 내가 속히 오리니 내가 줄 상이 내게 있어 각 사람에게 그가 행한 대로 갚아주리라’(계 22:12)   무더운 여름, 동트기 전부터 매미가 열심히도 운다. 그게 저들이 할 수 있는 전부인 것처럼 세차게도 울어댄다. 여름휴가를 맞아 아이들 따라 부산에 있는 동서대학교에 왔다가 도서관에 몇 번 들렀다. 여름 방학 기간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자리를 지키면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고 있자니 괜히 흐뭇하다. 열심 있는 젊은이들로 우리가 사는 세상이 더 젊어지기를 소망해본다.   이제 여름이 막바지를 향해서 치닫고 있다. 입추도 지나고 말복도 지났으니 이제 다음 주일이면 처서다. 마음과 삶을 잘 추슬러서 일 년의 남은 시간들을 잘 정리해 갈 수 있어야 하겠다. 연초에 잡아 놓은 계획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미진한 부분에 있어서는 다시 힘을 내가야겠다.   늘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한 말씀이 있다. 당시 ‘주님의 교회’를 담임하시던 이채철 목사님께서 집회에 강사로 오셔서는 하신 말씀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이 세월은 우리가 계획하고 소원하는 모든 것들을 다 이루고도 남을 충분한 시간들이다.” 이 세월이라고 하는 것이 길고도 길어서 결코 짧은 것이 아니라는 말씀이다. 열심히 행하고 부지런히 움직이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것이니, ‘시간이 없었다’거나 ‘시간이 부족했다’는 말은 자신의 게으른 삶의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이겠다.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살다간 사람이다. 그는 모든 것을 하나님의 은혜로 고백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그가 하나님의 은혜로 살았다고 해서 그가 적당하게 그 삶을 살아갔다거나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빈둥거리며 살았다는 뜻은 아니다. 그는 누구보다도 애쓰며 수고하면서 충성한 사람이다. ‘그러나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고전 15:10)   감독은 경기장에서 열심히 뛰는 선수들을 좋아한다. 아무리 좋은 재능과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해도 뛰지 않는 선수를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 하나님께서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의 눈이 이 땅의 충성된 자를 살펴 하나님과 함께 살게 하신다’(시 101:6)고 하셨다.   하나님은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아니한 충성된 자를 찾으시어 생명의 면류관을 허락하신다. 막바지 여름이 다해가는 이러한 때에 충성된 자가 되어 하나님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드리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의 몸과 삶에 ‘대충’이라고 하는 못된 해충이 살지 못하게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