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이름으로’

박정철 (2015-07-25 06:06)

‘예수를 보고 부르짖으며 그 앞에 엎드려 큰 소리로 불러 이르되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여 당신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당신께 구하노니 나를 괴롭게 하지 마옵소서 하니 이는 예수께서 이미 더러운 귀신을 명하사 그 사람에게서 나오라 하셨음이라“(눅 8:28,29a)   이제야 양남에서도 매미가 울었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될 태세다. 이런 때면 영화나 TV에서 살 떨리는 귀신에 관한 내용을 제작해서 상영을 많이 한다. 무더운 날에 오싹한 기분이 들게 함으로 시원해지라는 의도인 것 같은데, 본래 내가 무서움을 많이 타는 편이라 그런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마음이 불편하다.   왜 그렇게 무서움이 많은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어릴 때에 어둔 밤거리를 혼자 걸어가는 것은 무척이나 곤혹스러운 일이었다. 왜 학교는 꼭 공동묘지 위에 세워져야 했었는지, 왜 동네 어귀의 큰 나무에는 목매달아 죽은 사람이 있었어야만 했었는지, 왜 산기슭을 지나는 곳에서는 귀신에게 밤새도록 끌려 다니다 피투성이가 된 채 새벽녘에 이르러서야 그 귀신이 빗자루였다는 것인지, 왜 곳곳마다 애달픈 사연들로 넘쳐났는지 무서움을 많이 탔던 나로서는 밤길을 걸어가는 것이 여간 떨리는 것이 아니었다.      어릴 적, 고향 동네에서는 전화가 드물었었다. 고향집에 전화가 먼저 있게 되었는데, 그러다보니 가끔씩 타지에 있던 자녀들이나 친척들이 급한 볼 일이 생기면 우리 집으로 전화를 걸어 왔었다. 한 밤 중에도 긴박한 전화가 걸려올 때가 있었다. 그러면 산 밑에 사는 집에까지 가서 전달해서 연결해 주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그때의 무서움이란 지금에 있어서도 끔찍한 기억이다.   그 밤길을 가면서 복음성가를 얼마나 크게 불러댔는지 모른다. “예수 이름으로 예수 이름으로 승리를 얻었네” “예수 이름으로 예수 이름으로 마귀는 쫓긴다.” 뒤를 돌아보지 않고 옆도 쳐다보지 않고 곧장 앞만을 바라보면서 이 복음성가를 부르고 또 불렀었다. 그때 이 찬양이 아니었으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지금도 악한 영의 세력들은 인생들에게 두려움을 심기에 바쁘다. 상처를 만들고 어둠을 심어서 그것을 통해 그 세력을 확장해가고 있다. 이 여름에도 무더위를 떨쳐버려야 한다는 그럴싸한 구실을 만들어 심령과 안방까지 파고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이 여름에도 여전히 우리는 예수 이름이다.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과 땅 아래에 있는 모든 것들은 다 예수의 이름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데, 도둑이 경찰이라는 소리만 들어도 도망을 치듯 악한 것들이 넘쳐나는 이 세상 가운데에서 예수 이름으로 승리를 얻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