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 슬픈 장면을 보다가 눈물이 났다.

조영식 (2013-11-17 15:54)

아이들이 보는 TV 프로를 아이들과 봤다. 아이들은 TV를 틀어놓고 각자 다른 것에 열중이다. 한 녀석은 스마트폰으로 게임에 열중하고 있고, 또 한 녀석은 엄마와 오목을 두고 있다. 또 한 녀석은 그 옆에 앉아서 훈수를 두느라 아이들은 TV에 관심이 없다. 정작 TV는 나와 은송이만 봤다. 드라마의 내용은 이랬다. 어린아이가 홀로된 엄마와 헤어져서 외삼촌 집에 살았다. 그런데 아이가 너무 엄마를 보고 싶어하니 가까이 지내는 아저씨가 같이 부산에 있는 엄마를 만나러 가자고 했다. 그래서 벅찬 기대를 품고 부산에 있는 엄마를 찾아갔다. 그러나 엄마는 재혼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이야기를 듣자 아이는 그만 충격으로 실신을 해버렸다. 자신을 버리고 재혼한 엄마에게 크게 실망한 것이다. 겨우 정신을 차려서 아저씨의 차를 타고 힘없이 서울로 돌아왔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가 자신의 학교로 찾아왔다. 엄마를 보자 반가웠지만 아이는 엄마를 외면했다. 모른채 했다. 엄마는 아들을 보자 반가워서 아이를 안고 울며 보고 싶었다고 말하지만 아이는 마음을 닫아버렸다. 엄마가 사온 신발도 던져 버렸다. 엄마가 필요 없다는 듯이 외면했다. 엄마는 아이를 달랬다. 재혼한 것이 아니라 재혼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네가 허락하지 않으면 안하겠다는 말도 한다. 그러나 아이는 외면한다. 그러자 엄마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돌아가려고 했다. 돌아가면서 아이를 자꾸 뒤돌아본다. 아이도 힐끔힐끔 돌아가는 엄마를 쳐다본다. “정말 가면 어떡하나” 하는 표정이다. 그러다가 일어나서 엄마에게 달려가서 엄마에게 안겼다.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나는 이 장면에서 너무 눈물이 났다. 그 아이가 연기를 잘하기도 했지만 그 아이의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내 마음을 울린 것이다. 엄마가 보고 싶었던 지난날들... 그리고 엄마를 찾아갔다가 실망하여 돌아온 상한 마음... 엄마를 보고 싶었지만 누르고 참았던 지난날들... 그러나 정작 엄마를 만났을 때는 투정을 부리고 싶은 어린아이의 마음... 그 마음이 너무 내 마음에 자세히 느껴지는 것이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보면 창피할까봐 흐르는 눈물을 훔치면서 그 드라마를 봤다. 우리가 주님을 만나는 장면은 어떨까? 세상에서 주님을 그리워하며 주님의 말씀대로 살려고 애쓰다가 주님을 만날 때의 마음은 바로 이런 어린아이의 마음이 아닐까? 천국의 영광과 상급은 둘째 치고, 우선 주님을 만나면 눈물부터 날 것 같다. 투정도 부릴 것 같다. 왜 그때 주님은 나를 그렇게 인도하셨느냐고 궁금한 것은 따지듯이 물어볼 것 같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님을 만났다는 기쁨과 감격이 너무 커서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질문을 하나도 못할지도 모르겠다. 마치 엄마를 만난 아이의 마음이 나의 마음 같아서 눈물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