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면서 사시지요.

박정철 (2013-10-26 11:28)

‘그들이 조반 먹은 후에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하시니 이르되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이르시되 내 어린 양을 먹이라 하시고’(요 21:15)     뭐 하나 잡히는 것이 없나 싶어서 바닷가를 향한다. 곁에 있어서 늘 바라다보는 바다지만 오늘도 새로운 것이 없나 싶은 생각에 발걸음을 내딛는다. 그렇다. 하늘이 내려앉은 푸른 바다는 언제나 새로움이다. 큰 호흡이다. 뭔가를 기대하면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모른다. 기대하며 기도하는 그 시간이 즐거움이요 행복이며, 기대하며 기다릴 수 있다는 것, 기대하며 자라나는 세대들을 지켜보는 것도, 기대하며 내일을 소망할 수 있다는 것도 내게 있어 더할 나위없는 기쁨이다.   기도 중에 하나님께서 어떤 생각을 주실지, 묵상 중에 바다가 던져지는 메시지가 무엇일지, 오늘은 누구를 만나게 될지, 오늘 저녁 반찬은 무엇일지, 학교에 다녀오는 아이들이 무슨 이야기를 물어올지, 며칠 전보다 그 아이들이 얼마나 자랐을지, 이번 주일에 올 새신자들은 누구일지, 교회 인터넷 밴드에는 또 어떤 사연들이 올라올지. 그런 기대감에 오늘 하루를 보내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복인지 모르겠다.   이번 노회 기간 중에 몇몇 목사님들이 쉬는 시간에 모여서 이야기를 하는 중에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 “사회복지부 주관으로 ‘작은 교회 목회자 위로회’가 있는데 같이 참석하며 안 되겠느냐?”는 것이었다. 물론 참석대상은 미자립 작은 교회에서 힘들지만 힘 있게 목회하시는 분들이지만 작은 교회 말고 작아질 교회는 안 되겠느냐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 번 크게 웃었다. 작아질 교회라.   교회는 두 부류로 나누어지겠다. 큰 교회와 클 교회로 말이다. 어디 그것이 교회뿐이겠는가. 큰 나무와 클 나무, 큰 사람과 클 사람. 바로 이것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이겠다.   ‘로버트 브라이닝’의 ‘랍비 벤 에스라’ 시의 도입부다. ‘가장 좋은 것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인생의 처음은 인생의 마지막을 위해서 지어졌습니다. 우리의 때는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읽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 가장 좋은 것은 아직 오지 않았음을 알아 내일을 향한 기대 속에서 오늘을 살아갈 힘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