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들었나요?

박정철 (2013-11-09 07:48)

‘형제들아 내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모두가 같은 말을 하고 너희 가운데 분쟁이 없이 같은 마음과 같은 뜻으로 온전히 합하라’(고전 1:10)   가을 산이 카펫을 깔아놓은 듯 아름답다. 색감이 참 좋으신 하나님께서 인생들을 위해서 만찬을 베풀어주신다. 닫아 두었던 마음의 문이 무장해제를 당한 기분이다.   봄의 꽃도 아름답지만 가을 단풍도 그에 못지않다. 보시기에 좋으셨던 이 세계를 우리로 살아가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다. 눈길이 향하는 곳마다 탁월하신 하나님을 찬양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 가을 하늘 아래에서 가을 산과 함께 물들어가고 싶어진다.   살아간다는 것은 물들어져가는 것이 아닐까. 서로 닮아간다는 것 말이다. 부부가 닮아가고, 친구끼리 닮아가고, 성도들이 닮아가듯이 서로 물들이고 물들면서 그렇게 살아가가는 것이 아닐까.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말을 하고, 같은 행동을 하면서 어느 새 너무나 닮아버린 모습에 웃을 수 있는.   아이들이 아빠를 닮아가는 것이 그렇게 웃기면서도 흐뭇할 수가 없다. 아이들이 일기를 써 놓은 것을 보는 것 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부탁을 잘 못하는 것 하며, 손가락 발가락 마디마다 털이 나는 것 하며, 어쩌면 그렇게도 작은 것 하나까지 닮아버릴 수 있을까 싶은 것이 그렇게 웃길 수가 없다. 그러면서도 참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보니 하나님께서도 당신을 많이 닮으라고 하셨다.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려고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여호와라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레 11:45). ‘그러므로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마 5:48). ‘내 계명은 곧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하는 이것이니라’(요 15:12) ‘누가 누구에게 불만이 있거든 서로 용납하여 피차 용서하되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 같이 너희도 그리하고’(골 3:13)   물들어가는 단풍에 물들고 싶은 마음에 하늘 아버지가 생각이 났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서 우리로 함께 하며 곱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 것을 이 가을 산을 통해서 말씀하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