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히 보시는 주님

박정철 (2013-10-19 07:54)

‘유월절에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계시니 많은 사람이 그의 행하시는 표적을 보고 그의 이름을 믿었으나 예수는 그의 몸을 그들에게 의탁하지 아니하셨으니 이는 친히 모든 사람을 아심이요 또 사람에 대하여 누구의 증언도 받으실 필요가 없었으니 이는 그가 친히 사람의 속에 있는 것을 아셨음이니라’(요 2:23-25)      누가 봐주는 이 없건만 바다는 늘 그대로다. 봐 준다고 해서 치장하지 않는다. 어제나 오늘이나 동일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 바다를 보며 힘을 얻는가 보다. 조석으로 변하는 인간에게 입은 상처를 바다에서 씻어내나 보다.   사람들이 본다고 휴지 조각 하나 줍지 못하던 한 청년이 있었다. 그렇게 행동하는 자기를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 하는 것에 칭칭 매여서 움직이지 못하던 청년이었다. 사실 그와 크게 다르지 않는 인생들의 모습이지는 않을까.   어떤 이가 그런다. “목회자는 새벽 기도회를 할 때 성도들보다 먼저 자리에 가 있든지, 아니면 기도 후에 그들보다 더 늦게 나오든지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목회자로서 기도해야 된다는 것이겠지만 말의 뉘앙스는 목회자가 기도하는 사람으로 보여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렇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 모른다. 누군가에게 자기를 그런듯하게 보여지게 한다는 것이 어디 생각처럼 말처럼 그렇게 쉬울 수 있단 말인가. 그렇게 행해지는 것들이 얼마나 진실될 것이며 간절할 것인가. 시간만 채워진다고 해서 심령까지 채워질 수 있겠는가 말이다.   아이들이 운동선수가 되겠다면서도 훈련을 대충해 버릴 때가 있다. 그럴 때 아빠로서 한 마디를 건넨다. “선수는 경기장에서가 아니라 훈련장에서 만들어진다. 관중들이 보는 앞에서가 아니라 아무도 없는 곳에서의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살면서 깨닫게 되는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사람에게 가장 무서운 것 중의 하나가 사람에게 사람들이 모여든다는 것이다. 그럴 때 그는 교만해지고 자기를 꾸미게 되는 것이다. 아닌 나를 그런듯한 나로 꾸며지게 하면서 형식과 외식으로 굳어져가게 하고 결국 화인 맞은 양심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겠다. 그게 사실 두려운 것이다.   산다는 것은 세월만 보내는 것이 아닐 것인데, 오늘 나는 무엇으로 채워갈 것인가. 알맹이는 없고 껍데기만 있어 낙엽 떨어지는 가을밤 찬바람에 그러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