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너머에’

박정철 (2013-09-28 15:16)

‘믿음으로 모든 세계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어진 줄을 아나니 보이는 것은 나타난 것으로 말미암아 된 것이 아니니라’(히 11:3)   바닷가는 여전히 북적인다. 쌀쌀한 가을바람이 차기만 한데, 무엇이 저들을 이곳으로 모여들게 하는 것일까. ‘바다나 한 번 보러 가자’고 해서 왔을 것인데, 이 밤에 저들이 보고 싶은 것은 과연 무엇일까. 바다를 찾으며 무엇을 찾고 싶어 하는 것일까.   바다를 바라보며 보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찬바람을 맞으면서 맞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파도 소리를 들으며 듣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넘고 싶은 것이겠지. 넘어가고 싶은 것이겠지. 너머의 세계로 가고 싶은 것이겠지. 바다 너머의 세계로 떠나고 싶은 것이겠지.   눈을 감는 것은 볼 수 없는 세계를 향한 동경이요 애틋한 그리움이다. 더 나은 본향에 대한 애절한 갈구이다.   하나님은 너머에 계시겠다. 수평선 너머에 계시겠고, 달 너머에 계시겠고, 아픔과 눈물 너머에 계시겠고, 보이는 것 너머에 계시겠다. 그 너머에서 이 밤에 나를 기다리고 계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