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사명, 기독교 본질로 돌아가는 것

이순락 (2013-08-16 16:30)

2013년 8월 16일자 경향신문 19면 ‘문화’면을 거의 통째로 장식하다시피 차지한 타이틀이 위의 제목 “교회의 사명, 기독교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었고, 부제로 “설교대 없는 ‘베이직교회’ 개척한 조정민 목사”였다. 내용은 아래에서 곧 약술되겠지만, 한 마디로 충격 그 자체였다. 얼마나 공감이 가는 말인가. 지금 우리 교계가 각성하고 되돌아보아야 할 점이 아닌가 싶었다. ‘네가 무엇이건데 감히 한국 교회의 현실을 논하고 있는가.’ 한다면 사실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작금의 한국교회가 교회 자체의 물량적 팽창주의에만 집착하고, 지배계급의 특정 목회자 개인의 우상화에 빠져들고 있는 상당수 교회들의 파행을 보면 분명히 회개하고 ‘낮은 자세’로 임하여야 할 것이리라. 필자가 살고 있는 동네 입구 자그마한 교회에서 어린이 여름성경학교를 겸한 전교인 수련회에서 내건 현수막 한 마디에도 ‘끙’하는 된 신음을 뱉은 일이 있었다. “그리스도인, 작은이들의 친구”라는 슬로건 때문이었다. 참으로 마음에 닿는 고마운 말이 아닐 수 없었다. 예수님은 진정코 낮은 이들의 친구셨다. 병든 자, 가난한 자, 핍박받는 자, 나그네, 고아와 과부 그리고 외국인과 함께하신 우리의 참 스승이요, 친구가 아니셨던가. 조정민 목사(62)는 MBC기자 출신으로 1990년대 중반 <뉴스데스크>앵커를 지낸 분이다. 보도국 부국장 등을 거치면서 25년간 언론사에 몸담았다고 했다. 정동영 의원 등이 그의 동기라고 한다. 신문에 보도된 내용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 그는 꼬박꼬박 새벽기도에 나가는 아내가 혹시 광신도가 아닐까 의심하면서 감시하러 간 온누리 교회에서 고 하용조 목사를 만났다. 47세에 처음 하나님을 믿게 된 것이다. 그리고 50을 넘긴 나이에 돌연 직장에 사표를 냈다. 미국 보스턴 고든코넬신학교에서 신학공부를 하고 목회자가 됐다.~ 온누리 교회부목사로 있다가 2011년 하 목사가 세상을 떠났고, 그도 온누리교회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고 했다. 그가 이번에 베이직교회를 세웠고, 지난 3월3일 첫 예배를 드렸다고 했다. 교회는 어느 빌딩 2층의 ‘히스토리’라는 카페였고, 카페를 그대로 교회로 쓴다고 했었다. 강대상(설교대)같은 교회 비품이 하나도 없다고. 탁자를 치우고 의자 200개를 들였을 뿐이라고 했다. 그런데도 벌써 주일예배에 참석하는 신자가 300명을 넘어 자리가 없는 사람들은 서서 예배를 드린다고 한다. “어떻게 해야 교회 문턱을 낮추고, 우리 모두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본질로 돌아가라는 말을 하잖아요. 교회의 본질은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자매가 되는 것입니다. 교회의 크기나 신도 수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말씀과 기도 속에 흘러넘치는 사랑이 그대로 삶이 되는 교회를 만들고 싶어요. 그런 공동체의 꿈을 베이직교회에서 찾아보려고 합니다.” 조목사의 말이다. 그 외에도 조목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타로 유명하다고 한다. 15만명이 넘는 팔로어를 거느린 파워 트위터리안이다(그의 온 라인 분야에 관해서는 필자의 주관에 따라 설명을 약하기로 한다). 아무튼 그는 고 하용조 목사의 영향이 컸다고 했다. 하 목사는 “사람이 교회다.”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사실 필자 자신도 과거 한동안 하용조 목사, 그리고 그분을 보필한 한홍 목사를 먼발치서나마 얼마나 존경했던가. 조정민 목사의 기사내용을 보노라니 바로 필자 자신에 관한 사연이 사무쳐 온다. 다만 조정민 목사는 목사로서, 필자는 일개 평신도로서의 길이 약간 다르다는 차이 뿐이다. 즉 필자도 과거 젊은 시절, 기존의 교회생활에 많은 회의를 하고, 번민 끝에 절친한 믿음의 동역자 2쌍과 함께 이른 바 ‘개척교회’를 개척했던 경험도 있었다. 우리들 3쌍은 정말 미친 듯이 혼신의 힘을 다해 봉사와 섬김의 자세로 임했었던 것이다. 중풍병자, 알콜 중독자, 장애인 그리고 차상위 계층의 가난하고 약한 자들과 함께 했었던 것이다. 변명 같지만 필자가 운명인지 팔자 탓인지(?) 대구생활을 청산하고 이곳으로 오는 처지라 그들과 더 이상 함께하지 못했었다. 지금의 대구 ㅍ교회가 그것이다. 당시 우리들 3쌍은 이른 바 ‘예수님 닮기’로 ‘낮은 이들과 함께’하는 그것이 전부였다. 그들에게 주일을 그렇게나 기다리게 하고, ‘교회가 이렇게나 좋은 곳 이구나’를 몸소 보여줬던 것이다. 아무튼 그 시절이 추억처럼 새로워진다. “교회는 그저 기도하고, 말씀 듣고, 교제하고, 서로 사랑을 나누는 곳이면 충분합니다. 요즘 교회가 일으키는 많은 잘못도 예수님을 바로 따라 가면서 진리를 살려내면 다 해결됩니다. 베이직교회는 그런 반성에서 출발하는 겁니다.”라는 말로 조 목사는 베이직교회의 설립취지와 방향을 잠잠히 설파하고 있었다. 조 목사가 단 한 번의 교회방문으로 하용조 목사를 만나게 된 것처럼, 우리 교회 담임 목사님도 제2의 조정민 목사같은 사람이 왔을 때 믿음의 길로 이끌 수 있는 하용조 목사님 같은 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들의 교회마다 담임목사님들이 그런 목사님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한다. 아내가 매일처럼 정성들여 준비한 밥상이 알고 보면 비싼 외식보다 더 맛있고, 건강한 밥상임이니...   2013.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