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있어야 할 글 같아서 주인 허락도 안받고 옮깁니다.

조영식 (2012-07-28 11:28)

문동수 목사님께 - 인격적인 하나님 넘어서기 샬롬! 주님의 평화가 목사님과 함께 하기를.... 경북노회 게시판에 올려야 할 글인데, 여기에 올리는 것은 쪽(?)팔리게도  노회 게시판에 회원 가입 할 때 썼던 비밀번호를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기억을 하려고 해도 기억이 안 나고, 비밀번호 찾는 방법을 지시에 따라 여러 번 했는데도 안되는군요. 다행이 최근에 총회게시판에 회원가입을 한 것은 안 잊어버렸기에 여기에 글을 씁니다. 목사님의 양해를 구합니다. 작년부터 시작된 산행, 사람들은 건강이나 운동을 위해 산을 오르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의 목적은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교단안팎의 혼란스러움과 삶의 중반을 넘어서면서 마주하게 되는 여러 가지 두려움이 내게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다시 만나고 싶었습니다. 잠을 자기 전에 야곱이 광야에서 돌베개를 베고 자다가 하나님을 만난 그 말씀을 읽고 묵상하면서 꿈속에 나도 하늘 문이 열리고 천사가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보고 싶었습니다. 내가 관속에 들어가고, 사람들이 작별 인사를 하고, 관 뚜껑이 덮이고, 그 위로 흙이 떨어지고, 찬송소리도 끝나고, 인부들의 두런거리는 소리도 끝나고... 모든 것이 떠나 버린 그 순간...내 인생이 허무해지지 않기를 소망하면서 하나님을 다시 만나고 싶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떠난 뒤에 <두려워 말라, 내가 여기 있으니 이제 나와 함께 편히 쉬자.> <지상의 네 삶의 모든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하는 말씀을 들을 것인지. 그 순간 아 잘못 믿었구나, 하나님은 안 계시는 구나...하고 땅을 칠 것인지... 다시 한 번 내 존재의 근원, 내 삶의 이유와 능력이 되시는 하나님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산을 올랐습니다. 한겨울 어두운 새벽과 밤에 내가 내쉬는 숨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고독한 산행을 했습니다. 산등성이에 바람이 흐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별이 흐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지난 1월 첫째주일날이었습니다. 오후부터 내리던 눈이 오후 찬양예배를 마치고, 제직회가 끝날 무렵에는 함박눈이 되었습니다. 저녁이 되면서 온 천지가 하얗게 눈 속에 잠겼습니다. 그리고 밤이 되니 눈이 성글게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산을 올랐습니다. 손전등을 들고서...어이없게도...눈 덮인 밤의 산이 그렇게 밝을 수가 없었습니다. 눈구름이 걷히고 밝은 별 하나가 보였습니다. 별을 보고 걸었습니다. 동방박사처럼...그러다가 길을 잘못 들어 처박힐 뻔했습니다. 밤이나 새벽에 별을 보고 길을 갈 때 마다 겪는 일이었습니다. 그때 마다 나온 불평도 똑같았습니다. <하나님, 별보고 걸었다는 것은 잘 못된 것 같습니다. 별보고 가다가 영락없이 처박힙니다. >하고 푸념하는데 .... 그 때 나는 빛을 만났습니다. 처음 그 빛이 내 뒤에서 비쳐올 때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눈 덮인 밤의 산에 갑자기 환하게 비쳐오는 빛 때문에 나는 두려움에 사로잡혔습니다. 어릴 때 아버지로부터 들은 호랑이 눈빛인가? 눈에 불이 출출 흐른다고 하시던 그 빛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고 이내 생각을 접었습니다. 여기 무슨 호랑이... 그러다가 또 점점 가까이 크게 밝아지는 것을 보고 자동차 헤드라이트인가? 하는 생각...그러나 이 산속에 무슨 차가 올라오나? 그렇다면 이게 뭐지, 뭔가 영적인 것이 여기에 찾아온 것인가? 두려움과 혼란에 몸이 굳어졌습니다. 위로부터 뒤에서 오던 빛은 나의 온 주위를 감싸 안았습니다. 그 빛은 눈보다 더 흰 빛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차갑지 않은 따뜻함이 두루 감싸는 빛.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운 그 빛... 그 빛은 지난 온 나의 삶을 환히 비쳐주었습니다.   내가 알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을 보게 하시고...깨닫게 하셨습니다. 빈 집(상처와 아픔), 눈 덮인 무덤(외로움과 허무). 그리고 들판... 그 빛은 앞길을 환하게 비추는 빛이었습니다. 찬송가 490장을 부르면서도 제대로 몰랐던 가사... 마음 괴롭고 아파서 낙심될 때 소망을 주셨으며 내가 영광을 주님을 바라보니 앞길 환하게 보이도다... 그리고 빛 가운데 거하는 지금 이 순간의 충만함... 부드럽고 온화한 그 빛에 둘러싸인 눈 덮인 숲속의 겨울나무들, 고요함과 평화로움과 아름다움과 황홀함과 기쁨,,,,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보고 만났는가?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 후 나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나?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이 판단할 몫입니다. 이런 이야기는 상상할 수도 있고, 지어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인 진실인지 아닌지는 그 사람의 삶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가끔씩 게시판에 올라오는 목사님의 글을 읽으면서, 우리가 기반하고 있는 신학의 틀을 바꾸어보려는 몸부림과 열정을 느꼈습니다. 참 귀하고 어려운 일을 묵묵히 하고 있는 것이 보기 좋습니다. 근대, 이성, 과학, 합리...주/객의 분리, 이원론...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 자본가와 노동자, 여자와 남자, 인간과 자연, 기독교와 다른 종교. 지배와 피지배... 이것을 넘어서지 않는 한 우리의 신학은 더 이상 현대의 질문과 도전에 답을 주기가 어렵다고 생각이 됩니다. 자연에 대한 약탈, 다른 인종과 문화에 대한 차별, 부자와 가난한 자의 불평등, 배타적인 신앙,...인격적인 하나님을 넘어서지 않는 한 우리의 길도 열리지 않을 것입니다. 목사님이 추구하시는 생명, 빛에 말씀연구가 좋은 결실을 맺기를 기도하고 박수를 보냅니다. 샬롬! 김진철목사 드림             + 댓글남기기 문동수 (경북노회,한맘교회,목사) 존경하는 긴진철 목사님께! 같은 노회에 소속되어 있으면서도 칠레노회 다음으로 긴 노회에 소속되어 있는 관계로 자주 뵙지 못해 못내 아쉽습니다. 가까이 계시면, 발길 닿는 대로 목사님께 여러 번 갔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래도 목사님의 눈길이 늘 저의 곁에 머무는 것을 느낍니다. 우리는 늘 빛의 조명을 받고 삽니다. 목사님이 받는 그 빛과 제에게 내리는 그 빛이 동일함을 느낍니다. 다른 것이 있다면 빛을 받는 자가 놓여 있는 상황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상황이 다른 것을 빛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의 우둔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목사님의 칭찬에 갑자기 부끄러운 생각에 머리가 숙여집니다. 사실 그동안 많이 나태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건축의 후유증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러기엔 너무 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신이 번쩍 납니다. 세상을 돌아다니다 보면(주로 앉아서 돌아다닙니다만), 영적인 스승들이 지천에 널려 있는 것을 경험합니다. 그분들을 자연히 뒤 따라 가다 보면, 제가 하고 있는 일들이 얼마나 가치없고, 형편없는 일들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나마 위안을 삼는 것은 이런 형편없는 일들을 통해서 영적인 고귀함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입니다. 제가 가고 있는 이 길이 그 길인지는 알 수 없으나, 빛이 인도하는 대로 가다 보면, 가는 동안에는 무섭거나 두렵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늘 그리스도의 평화가 목사님의 주위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목사님도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한번 오라고 부르시면, 형편이 닿는 한 언제든지 달려가겠습니다. 문동수 목사 드림 (2012.07.26)     김진철 (경북노회,새론교회,목사) 칠레노회 다음으로 긴 노회라는 말에 웃음이 나옵니다. 교회 건축과 근간에 몇 가지 일들로 마음고생을 하지나 않을까? 그래서 의기소침해 버린 것은 아닐가?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럴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문동수 목사님,아직 가야할 길이 멉니다. 힘을 내어 함께 가기를 기도합니다. 남은 무더워 잘 이겨내시기를... 샬롬!(2012.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