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

박정철 (2012-01-14 13:35)

‘하나님이여 내 마음이 확정되었고 확정되었사오니 내가 노래하고 내가 찬송하리이다 내 영광아 깰지어다 비파야 수금아 깰지어다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 주여 내가 만민 중에서 주께 감사하오며 뭇 나라 중에서 주를 찬송하리이다’(시 57:7-9)   지난 토요일 새벽, 알람 소리에 맞춰서 눈을 떴다. 기계적으로 알람을 끄고 자리에 앉았는데 ‘하나님, 감사합니다.’라는 기도가 나온다.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이면서 지난 밤 지치고 피곤한 가운데에서 누웠지만 새로운 날에 새롭게 몸과 마음을 일으켜주심에 대한 감사이다.   목회자로서 늘 불안한 것 중의 하나가 ‘새벽에 못 일어나면 어쩌나.’ 하는 것이다. ‘새벽에 못 일어나서 예배를 인도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이 늘 있다. 그러다 보니 소리에 예민하다. 무슨 소리라도 들리면 일어나 시계를 보기 일쑤다. 어떤 날에는 한 시간 간격으로 계속 일어나서 시계를 보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면 ‘누가 이 새벽 기도회를 만들어 가지고 이렇게 힘들게 하나.’ ‘내가 언제까지 이 새벽을 지켜야 하나’ ‘난 언제 잠 한 번 푹 자보나.’라는 생각이 꼬리를 문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추운 겨울날 찬물에 손을 담그고 세수를 할 때에, 너무 춥다 보니까 귀찮을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면 ‘목사가 이래 가지고 되겠나’라는 생각에 고양이 세수를 하면서 이 말씀을 자주 되뇌였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웃음이 나온다.   그래도 이렇게 새벽을 깨워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내가 누군가를 위해서, 무언가를 위해서 하나님께 기도하며 그 기대하심에 따라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임에 틀림없다. 아파하는 이들을 위해서, 힘들어하는 가정을 위해서, 주님의 교회와 선교사들을 위해서 구석구석 기도의 촉수를 세워서 기도하면서 그 자리를 지켜갈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감사하다.   지난 새벽에도 배가 아파서 보통 때보다 빨리 들어오게 되었는데,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더 기도해야 되는데, 기도하는 것이 좋은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성령께서 부족한 내게도 이런 생각이 들게 하시는 모양이다.   성경에 나오는 크고 위대한 사건은 새벽을 통해서 나타난 것들이 많다. 바로 기도의 사람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새벽에 놀라운 역사를 일으켜 주셨다. 우리 사랑하는 모든 성도들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새벽을 깨우는 사역자들이 되었으면 정말이지 너무나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