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고 나갑시다

박정철 (2011-12-31 18:44)

‘사도들이 주께 여짜오되 우리에게 믿음을 더하소서 하니 주께서 이르시되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 있었더라면 이 뽕나무더러 뿌리가 뽑혀 바다에 심기어라 하였을 것이요 그것이 너희에게 순종하였으리라’(눅 17:5-6)   2011년 12월 31일 아침부터 바닷가 근처에 있는 솔밭에 텐트들이 쳐지고 있습니다. 2012년 새해에 떠오르는 해를 보기 위해서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해맞이 객들이 몰려들 것입니다. 어제의 해와 오늘의 해가 다를 바 없건만 사람들은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며 새로운 희망과 찾고 각오를 다지려고 합니다. 모두들 새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새해에 계획한 것들이 잘 이루어져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어떤 계획을 세우고 어떤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는가 하는 것은 참 중요합니다. 하루 종일 토끼 사냥을 하던 사냥꾼이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빈손으로 내려 왔습니다. 그때 마을의 한 현자가 그를 보고 물었습니다. “왜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까?” “말도 마십시오. 토끼란 녀석은 귀가 얼마나 예민한지 가랑잎 소리만 나면 벌써 도망을 갑니다. 촉각은 얼마나 발달이 되었는지 조그마한 발자국 진동에도 알아차립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토끼는 앞다리가 짧고 뒷다리가 길어 언덕을 오르는 데 명수입니다. 도무지 따라 갈 수가 없습니다.”   그때 마을의 현자가 말합니다. “당신은 토끼를 못 잡는 데 대한 구실과 논리와 철학은 너무나 분명합니다. 그러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논리와 신념이 전혀 없군요. 당신이 토끼를 잡기 전에 당신의 논리와 핑계를 버리고 새로운 신념과 철학을 가지십시오.”   잡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되지요. 촉각이 뛰어나고 잘 도망가는 토끼라면 그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잘 강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거기에 맞는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지요.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해 보자’라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이 말들은 어떤 신념이나 구호나 선언에 불과한 것이 아닙니다. 이 말들은 어떤 방법적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방법을 강구하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할 수 있도록 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지요.     게으른 자의 생각 중에 아주 믿음 있는 것처럼 보여지는 말이 뭔지 아십니까? ‘하나님께서 다 알아서 해 주시겠지.’ 어떻게 보면 아주 믿음 있는 말처럼 보입니다만 그러나 그 속에는 자기는 일하지 않으려고 하는, 자기는 희생하지 않으려고 하는, 자기는 손해 보지 않으려고 하는 악한 의도가 숨어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12제자를 불러 세우셨습니다. 큰 뜻을 가지고 이들을 세우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이들을 통해 많은 일들을 하시고 싶으셨습니다. 그런데 성경에 보면 제자들이 주님을 향해서 뭐라고 합니까? ‘주께 여짜오되 우리에게 믿음을 더하소서.’ 그럽니다.     어떻게 보면 제자들이 정당한 것을 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주님의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믿음이 필요하니 그 믿음을 더해 달라고 하는 것이니 꽤 괜찮은 모습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아닙니다. 이들은 이미 주님의 사역을 감당할만한 충분한 믿음이 주어졌음에도 그 믿음을 활용하지 못하고 그저 믿음만 더하여 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미 때는 왔고, 이미 그 때는 지나가고 있는데 ‘주여! 우리에게 때를 주시옵소서.’ 그러고 있다면 그런 기도는 어울리는 기도가 아닙니다. 주님께서 제자들을 불러 세우셨을 때에는 이미 감당할 능력까지 주셨습니다. 주님께서 직분을 주실 때에는 그 직분을 감당할 힘과 능력까지 같이 주십니다. 나라에서 대사를 다른 나라로 보낼 때에는 한 나라의 힘을 행사할 권리까지 함께 주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오늘 우리를 이 자리에 있게 하실 때에는 우리를 통해서 많은 일들을 이루어낼 것을 아시기에 우리를 이 자리에 있게 하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