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잘못해 교인에게 소환당한 목사의 이야기

이상호 (2012-01-07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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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극복하는 건강한 교회 한 해의 첫날 첫 주일을 맞았다. 영신예배에 이어서 금방 다시 모여 신년주일예배를 드렸다. 신년주일이기에 교회표어를 발표하고 세 주제로 나누어서 말씀을 전했다. 건강한 교회에 대해서는 이미 말씀을 선포한대로 잘 먹고 잘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즉 말씀을 잘 받아들이고 부지런히 봉사하고 섬겨야 건강한 교회라고 하였다. 이어지는 말씀은 건강하면 저절로 자라서 열매를 맺는다고 하였다. 하나님의 교회는 유기적으로 살아있는 생명체이다. 생명은 자라게 되어 있다. 우리가 물을 주고 가꾸지만 오직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이쯤에서 독일의 교회 성장 연구소 소장이신 '크리스챤 A. 쉬바르쯔'의『자연발생적인 교회 성장』(Natural Church Development)라는 책을 소개하며 자생적인 교회 성장, 혹은 자생적 교회개발에 대해서 말씀을 전했다.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시기에 하나님께서 교회를 자라게 하신다는 말씀을 전하면서 문제는 우리가 문제라는 문제의식을 갖게 하였다.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서 목사의 가족이 교회를 떠나려 한다며 다방면으로 붙잡았으면 좋겠다는 요지로 말씀을 전했는데 그만 모 성도가 상처를 받은 모양이다. 마음에 상처가 있으면 작은 자극에도 고통을 느끼게 된다. 새해를 맞이하여 교회가 성장할 수 있도록 잘해보자는 말씀이 주제라면 혹 자신에게 상처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말씀을 잘 받아먹어야 건강한 신자일 것이다. 그 일로 인해서 새해 첫주일, 멀리서 나오는 황장로 가족이 정성으로 끓인 떡국을 제때 먹지 못한 채 무려 두어시간 벌을 섰다. 가족문제라 가족이 집단으로 불려가서 혼났다. 물론 너무 성급했다고 피차 부족함을 나누며 새롭게 잘해보자고 다짐했지만 생각건대 양지목사는 혈액형이 O형에 성격이 직선적이라 늘 성도들에게 상처를 준다고 인식하고 여러 번 같은 말을 듣고 나도 여러 번 사과한 바 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대화를 하다가 그런 적은 많지 않고 이 나이 먹도록 공주시나, 노회나 총회에서 별로 상처나 주고 성격이 곧아서 걸림돌이 된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본 교회에서 설교하다가 원고 외에 예화를 들다가 문제가 된 적이 몇 번 있었던 걸로 기억된다. 그렇다면 앞으로 조금 딱딱하지만 철저히 원고설교를 해야 할 모양이다. 하지만 성도들이 건강하여 어떤 말씀을 전하던지 스펀지처럼 잘 빨아들이면 건강한 교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사실 부흥회 때는 성도들 이름을 불리우면서 어떤 얘기를 해도 잘 소화하지 않는가? 이제 28년째나 맞는 담임목사가 늘 만나고 피차 위하여 기도하는 관계인데 설교를 통하여 누구를 공격하고 상처를 주기 위해서 말씀을 전하겠는가? 다 잘되고 부흥하며 열매를 맺게 하기 위해 가지를 전지하고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 회개를 촉구하기도 하고 양심에 호소하기도 하리라 믿어주었으면 좋겠다. 아니 근본적으로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듣는 시간이었으면 한다. 설교가 마음에 안든다고 즉시 교인에게 소환되어 잘잘못을 따진다면 어떻게 마음놓고 설교할 수 있겠는가? 이렇게 말하면 성도들은 그러니까 상처받지 않게 설교하라고 할 것이다. 상처받지 않게 회개를 촉구하지도 말고 칭찬이나 하고 축복이나 외치면 자칫 설교가 사탕발림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설교를 통하여 상처나 주고 회개나 촉구하는 것이 옳다는 말도 아니다. 건강한 아이는 웬만한 음식에도 걸려 체하거나 문제되지 않는다. 병약한 아이가 밥투정하고 음식타박 한다. 이제 28주년을 맞는 우리 교회는 30주년을 향한 청년이다. 기왕이면 건강한 청년 교회가 되어 왕성한 소화력과 건강한 생식능력으로 부흥하여 또 다른 교회를 낳을 수 있는 건강한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 * 아주 부끄러운 이야기입니다. 정초에 어디 나눌만한 곳이 없어서 찾았습니다. 우리 노회도 아닌데 여기는 받아줄 것 같아서요. 중직자 부인네들에게 불려갔었는데 오래 같이 신앙생활하다보니 임으로워서(부담없이) 라며 풀긴했습니다만 설교자로서 영 개운치 않아 여기다 대고 소리한번 쳐 봅니다. 새해 더욱 부흥하고 승리하셔요. 충청도 공주 쐐기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