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와 베짱이

박정철 (2013-12-21 14:04)

‘그런즉 너희가 어떻게 행할지를 자세히 주의하여 지혜 없는 자 같이 하지 말고 오직 지혜 있는 자 같이 하여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 그러므로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오직 주의 뜻이 무엇인가 이해하라’(엡 5:15-17)   연말이라 그런지 해야 될 일이 불쑥 많아졌다. 일이 겹쳐서 시간에 쫓긴다. 일주일 동안에 해야 될 설교 준비로 벅차기도 한데, 한 해를 정리하면서 계획을 세우다보니 정신이 없다. 마음이 급하니 깊이가 떨어지는 것 같고, 글을 쓰는 동안에도 급한 마음을 가라앉히느라 몇 번씩 눈을 감는다.   며칠 전부터 이와 함께 잇몸이 아파온다.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그전부터 잇몸이 약해서 약간 흔들거리는 이가 있었는데 그 부위가 아픈 것이다. 문제는 이럴 때에는 이를 참으로 잘 닦는다는 것인데, 밥만 먹었다 하면 곧장 가서는 어릴 때 불렀던 노래처럼 윗니 아랫니를 가리지 않고 열심히 닦는다. 진작부터 이렇게 해 왔으면 지금에도 별 문제가 없었을 것인데 말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더니 꼭 그 짝이다.   아픈 이와 잇몸으로 갖은 인상을 쓰면서 아이들에게 한 마디를 건넨다. “너희들, 이를 잘 닦아야 된다. 어릴 때부터 관리하지 않으면 나중에 아빠처럼 고생 고생한다. 먹었으면 빨리 가서 이 닦아라.”   소중한 것인지를 모르고 지내온 나날들에 대한 후회가 아닐 수 없는데, 어디 이런 것들이 우리들에게 한 두 가지일까 싶은 것이 지나온 날들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더해진다. ‘진작에 잘할 걸’ ‘이럴 줄 알았더라면 평소에 좀 더 잘 해 둘 걸’ ‘걸, 걸, 걸’이다. 지옥에도 이런 ‘걸, 걸’거리면서 걸 그룹이’ 넘친다더니 한 해의 마지막에도 ‘걸, 걸, 걸’이 넘쳐난다.   박승원의 ‘아침을 여는 1분 독서’에 인생의 두 가지 고통에 대해서 이렇게 말해준다. ‘훈련의 고통’은 지금을 투자하는 고통입니다. 반면, ‘후회의 고통’은 미래에 겪어야 하는 고통입니다. ‘훈련의 고통’은 ‘스스로 받는’ 고통입니다. 반면에 ‘후회의 고통’은 ‘억지로 주어지는’ 고통입니다.   ‘훈련의 고통’은 겪을수록 ‘단’ 맛을 냅니다. 반면에 ‘후회의 고통’은 겪을수록 ‘쓴’ 맛을 냅니다. 후회의 고통으로 쓰디 쓴 인생이 되지 않기 위해 훈련의 고통을 달게 받아들이는 오늘을 삼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