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딸의 앞날을 아는 것처럼...

조영식 (2013-11-24 14:30)

세상의 모든 딸들이 하는 말이 있다. “나는 엄마처럼은 안 살 거야.” 엄마처럼 그렇게 궁상맞게는 안 살 거야. 멋지게 살 거야. 나는 엄마처럼 그렇게 다른 사람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면서는 안 살 거야 나는 내 삶을 살 거야. 그런 마음으로 엄마처럼은 안산다고 한다. 그러나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살다보면 어느덧 엄마처럼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제서야 딸은 엄마를 그리워하고 그 엄마의 사랑에 눈물을 흘린다. 엄마가 되어보면 엄마의 삶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곤 뉘우친다. 내가 왜 엄마에게 그렇게 못할 말들을 쉽게 내 뱉었는가? 나는 왜 엄마처럼 마음이 넓지가 않을까? 오히려 엄마보다 못한 자신을 발견하고 눈물을 흘린다. 엄마의 사랑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마 그 딸은 자신이 낳고 기른 딸을 시집보내면서 자신과 같은 삶을 산다는 예감에 또 눈물을 흘릴 것이다. 예수님이 제자들을 볼 때에 그런 마음일 것이다. 아직 제자들은  자신들아 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될지 모른다. 그러나 예수님은 안다. 나를 따르는 제자들이 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될지를 아는 것이다. 복음서에 보면 아직까지도 제자들은 누가 크냐의 다툼을 일으키고 있다. 예수님은 이제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자신의 몸과 피를 그런 제자들에게 나눠주시면서 이것을 먹고 너희들도 나처럼 살라고 하신다.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 비록 세상은 탐욕과 욕망으로 가득차서 사랑을 잃어버리고 율법과 권력으로 너희들을 핍박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들은 끝까지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한다. 사랑하는 삶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너희들이 아버지의 나라에서 나와 함께 먹고 마실 자격이 주어진다. 사단은 너희들을 미혹할 것이다. 세상의 가치와 방식대로 살도록 미혹할 것이다. 하지만 너희는 그런 유혹을 잘 이기고 나를 따라야 한다.”   주님은 제자들이 결국에는 다른 사람을 위해서 자신의 생명을 주는 삶을 살 것을 아셨을 것이다. 그런 제자들을 사랑하시고 또 사랑하신 것이다. 지금은 뭘 모르고 따라오지만 결국 그 길은 사랑하며 사는 길, 나를 생명의 밥으로 내놓는 길이라는 것을 주님은 아셨을 것이다. 엄마가 딸의 앞날을 어렴풋이 아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