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문동수 (2013-06-04 03:19)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예수님께서는 “하늘에 계신”분에게 기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을 뒤집으면 하늘과 상관없는 그 어떤 것에도 기도하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우리의 기도를 다시 한 번 검토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하늘에 계신 분에게 기도하고 있는가, 아니면 하늘에 없는 그 어떤 것에 기도를 하고 있는가? “하늘”은 어디일까? 예수님은 지금 하늘을 말하면서 수증기, 대기권, 우주, 등등의 것들을 생각하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지금 땅을 보고 있습니다. 땅을 보고 하늘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늘을 알려고 하면 땅을 보아야 합니다. 땅은 어린아이들이 살해되는 곳입니다.(마2:16) 힘이 지배하는 곳이며(5:38-42) 욕망이 가득한 곳이고(5:19-21), 돈을 섬기는 곳입니다(마6:20). 가난한 자들이 굶어 죽어가는 곳이고, 장애인들이 살기 어려운 곳입니다. 결정적으로 땅은 사랑한다고 사람을 죽이는 곳입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땅은 하나님을 거부하고 배척하는 곳입니다. 그러면 하늘은 어디일까? 가난한 사람들이 행복한 곳입니다. 평화를 일구는 사람들이 행복한 곳입니다. 의로운 사람들이 칭송을 받고, 사랑이 넘쳐나는 곳입니다. 여자와 어린이, 그리도 장애인들이 살만한 곳입니다. 하늘에 계신 분을 불러야 합니다. 주여 삼창을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하늘에 계신 분을 부른다는 것은 하늘을 열망한다는 뜻입니다. 하늘을 소망하며, 하늘을 꿈꾼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하늘에 계신 분을 부른다는 것은 하늘에 계신 분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입니다. 하늘에 계신 분을 부르는 것은 그분이 하늘에 계시지 않기 때문에 부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늘에 속하기를 소망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부름”은 음성의 문제가 아니라 삶(자체)의 문제입니다. 하나님의 부름이 음성으로 들릴 때에는 정신과 의사를 찾아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부름은 우리의 삶 전체를 부르는 것입니다. 사랑으로 부르고, 존재로 부릅니다. 우리들이 하나님을 부를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말을 하지만 소리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으로 부르고, 존재로 부르고, 삶으로 부르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하늘에 계신 분을 부른다는 것은 땅에 있는 것에 대해 거부하고, 관심을 끊는다는 뜻입니다. 대신에 하늘을 추구한다는 뜻입니다. 기도한다는 것은 일종의 거리낌입니다. 기도를 할 때에 “내가”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기도를 하면 할수록 땅에 터전을 두고 있는 나를 버려야 하기 때문에 기도를 하기 싫어합니다. 의식적으로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싫어합니다. 욕망덩어리인 나를 죽어도 버리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성경에서 말하는 방법대로 기도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나름대로(?) 기도의 방법을 찾아서 기도합니다. 자기의 이기심을 극대화해서 하나님께 강요합니다. 매일 같이 자신의 욕망을 되 뇌이며 “자기 최면”을 시도합니다. 하늘에 계신 분에게 기도하기를 포기하고, 땅에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해 기도를 합니다. 성장, 최고, 돈, 물질, 명예, 등등의 것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있습니다. “하늘의 것도 중요하지만, 땅의 것도 채워지면 금상첨화이지 않느냐!”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이 세상(땅)에 속하여 있지 않다”(요8:23b) 원어로 기도는 프로슈코마이(προσευχομαι)라고 합니다. 이 말은 프로스(προς, ~을 향하여)라는 말과 유코마이(εὔχομαι, 간청하다)는 말의 합성어입니다. 우리말로 하면, “~을 향하여 간청하다”가 됩니다. 하나님을 향해서 선다는 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하늘에 계신 분을 향해 서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이 빠지면, 성경에서 말하는 기도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무조건 빈다고 다 기도가 아닙니다. 하늘을 향하여 서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이 세상의 가치가 아니라 하늘의 뜻을 향하여 서야 합니다. 땅을 향해 서서 기도하는 것은 성경에서 말하는 기도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그런 기도는 우상에게 하는 기도요, 사단에게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는 배우는 것입니다. 성경에서도 제자들이 예수님을 보고 기도를 가르쳐 달라고 간청합니다. 답답한 것은, 오늘날 더 이상 기도를 배우려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기도를 배우지 않으니, 욕망의 투사가 기도인줄 압니다. 자기 안에 내재해 있는 욕망 덩어리를 분출하는 것이 기도가 아닙니다. 오히려 기도는 그 욕망을 버리는 것이고 내려놓는 것입니다. 우리는 기도를 “언어”를 사용해서 합니다. 언어는 삶의 표출이요, 존재의 드러남입니다. 요즘 같이 말을 아끼지 않는 세상에서 언어로 하는 것이 기도라고 말하기가 참으로 거시기합니다. 삶과 분리된 언어, 존재와 유리된 말은 기도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중언부언하지 말라는 말은 이런 의미입니다. 삶과 분리되어 있고, 존재와 분리되어 있는 말은 중언부언 바로 그 자체입니다. 요즘 같이 말을 함부로 하는 세상에서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 더 기도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말을 하려면 진중하게 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하늘에 계신 분을 “아버지”라고 부르라고 가르칩니다. 로마의 신화는 권력과 힘들의 향연입니다. 권력을 우상화하기 위해 그들은 신화를 만들었습니다. 많은 석상과 동상을 세우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말 못하는 형상을 세워놓고, 자신들이 하는 말을 신의 말이라고 했습니다. 성경에서 말 못하는 우상을 섬기지 말라는 말은 이런 것과 관련이 있는 말입니다. 권력에 속지 말고, 권력을 추종하지 말하는 말입니다.   그리스-로마 시대에 신을 아버지로 부를 수 있는 사람은 황제 밖에 없었습니다. 황제는 신을 대신해서 세상을 통치하는 존재였습니다. 오늘날 그때의 사람들은 ‘왜 황제 숭배를 했을까’ 의아해 하지만, 황제 숭배는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신의 아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회 상황에서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라는 가르침은 너와 황제가 동급이라는 말입니다. 더 이상 황제를 숭배하지 말라는 말이기도 하구요. 따라서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른다는 것은 권력과 힘, 돈을 섬기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우리 한국 교회는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것을 좋아합니다. 문제는 그 아버지가 ‘누구냐?’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불렀던 아버지와 요즘 교회에서 부르는 아버지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단어는 같은데 그 의미는 전혀 딴판이다, 이런 말입니다. 권력을 숭배하지 말하는 아버지가 권력의 아버지로, 돈의 힘을 숭배하지 말라는 아버지가 돈의 아버지로 전락되어 버렸습니다. 기도의 내용을 들어 보면, 전부 돈과 권력과 상관이 있습니다. 성경 어디에도 돈과 권력을 추구하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성경은 언제나 동일합니다. “먼저 그의(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라” 이것이 근본이요, 전부입니다. 예수님은 아버지만으로는 잘못 알아들을 수 있다고 판단하셨는지, “우리”라는 말을 첨언했습니다. “우리” 아버지에게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나의’ 아버지가 아니라 ‘우리’ 아버지에게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우리 아버지가 아닌 이상 성경에서 말하는 하나님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우리 아버지에게 기도하지 않는 것은 악마의 기도요, 사단에게 바쳐지는 더러운 향기입니다. 지금 한국교회의 기도의 내용이 무엇입니까? 전부 자기를 위한 것이고, 욕망과 권력을 위한 것입니다. 돈을 깨뜨리고, 욕망을 내려놓고, 권력을 부숴버리는 기도는 실종된 지 오래입니다. 축구를 하면서 골을 넣고 기도를 드리는 것은 보았어도, 실축을 하고 기도를 드리는 것은 보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한 단면이지만, 전체를 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나에게 기쁨은 상대방의 슬픔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나만의 하나님은 나를 기쁘게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고통을 줍니다. 나만의 하나님은 나를 잘 살게 해주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창자를 쥐어짭니다. 나만의 하나님은 나를 명예롭게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시궁창 속에 처박아 버립니다. 한쪽만의 하나님은 남자에게 권력을 주기 위해 여자들을 꼭두각시로 만들어 버리고, 자국민을 위해 외국인노동자를 짐승 취급합니다. 한쪽만의 하나님은 전쟁을 통해서 전리품을 한쪽으로 몰아줍니다. 한쪽만의 하나님은 기독교인들에게 구원을 주기 위해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지옥불에 던져 버립니다. “우리”라는 단어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부자들과 권력자들, 이미 세상에서 가질 것을 다 가진 사람들은 “우리”를 모릅니다. 이들도 우리라는 말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자신들에게 이득이 있을 때에만 우리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우리”를 자기 자신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합니다. 이들도 그리스도교에 입회를 하고, 하나님을 믿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들이 그렇게 하는 것은 참 하나님을 섬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권력과 부를 인정해줄 신을 믿는 것입니다. 하나님마저도 자신들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신격화하는 꼴입니다. 예수님께서 우상숭배를 하지 말라는 의미로 하나님을 우리 아버지로 부르라고 한 것이 무가치하게 되어 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