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아와 우즈

이순락 (2013-05-24 15:02)

경향신문 2013.5.23자  스포츠란에 가르시아와 우즈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다. 가르시아와 우즈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세계적인 골프 선수이다. 언필칭 골프 황제라고 불리는 대단한 인물들이다. 세르지오 가르시아(33.스페인)가 2주 전 전(全) 미국프로골프대회(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공개적으로 감정싸움을 벌인 타이거 우즈(37.미국)에 대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다가 황급히 취소했다고 했다. 가르시아는 지난 22일 잉글랜드 런던에서 열린 유로피언(EPGA) 시상식에서 진행자와의 대화에서 우즈를 향해 "~프라이드 치킨을 대접하겠다."고 답한 것이 문제의 인종차별 발언이었기에 언론에서 뜨겁게 회자되고 있다. '프라이드 치킨'은 미국에 사는 흑인이 즐겨먹는 음식으로 종종 흑인을 비하하는 단어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가르시아는 공개석상에서 우즈에게 사과를 표명했었다. 하지만 야후 스포츠는 "우즈는 모든걸 기억하는 골프"라고 꼬집었다. 이들의 이야기를 접했을 때, 사람은 역시 '인격'의 그릇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한다. 권력, 재력, 학력 또는 특별한 능력 모든 것을 다 갖추었다해도 사람됨의 인격이라는 그릇을 갖추지 못하면 참으로 아무른 가치가 없으리라. 독재자의 권력이 하늘을 찌를 듯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 역사가 그를 판단하고, 그의 인격됨을 두고 논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들 주위를 보자. 어떤 중요한 사안을 두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체하는 태도를 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어느 일방의 의견(의사)만 듣고 쉽게 단정적인 결론을 내어 한 사람을 매도하고 멸시와 무례를 범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민망하기 짝이 없다. 소위 진상 차원의 올바른 판단을 위한 공정한 잣대는 안중에 없이 정해진 답에 따라 인민재판식 판단으로 희생당하는 대상자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더욱 무서운 것은 공정하지 못한 그 판단을 타당화 시키면서, 계속적으로 어느 일방을 몰아부치는 만행을 부리는 사실이다. 결국 그러한 주도자의 인격의 그릇이라는 것이 한계가 있음을 볼 수 있게 된다. 참으로 많은 기대와 총애를 한 몸에 받든 선망의 대상자이었으나,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는 현실에 비애를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되고 만다. 그러나 좋게 말해서 그를 위해 기도하는 수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건의는 권위에 대한 도전이 되고, 도전은 분열의 마귀로 치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는 잠언 말씀이 있지 않은가. 이 귀한 만고의 진리 말씀을 왜 깨닫지 못하는지... 잘못된 판단에 희생 당하는 못난 사람이라 해도 그는 우즈와 마찬가지로 '모든 걸 기억하는 사람'임을 알고 있어야 하리라. 심지어 남이 모르는 어떤 행적조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