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기적과 세상의 기적

문동수 (2012-10-21 15:03)

“나더러 ‘주님, 주님’ 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다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사람이라야 들어간다. 그 날에 많은 사람이 나에게 말하기를 ‘주님, 주님, 우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을 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귀신을 내쫓고, 또 주님의 이름으로 많은 기적을 행하지 않았습니까?’ 할 것이다. 그 때에 내가 그들에게 밝히 말할 것이다.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나에게서 물러가라.’” (마7:21-23) 어렸을 때, 신비한 현상을 보고 신앙생활을 했던 적이 있다. 그 때에는 방언하고, 예언하고, 귀신을 내쫓고, 병 고치는 것이 신앙의 표준이었다. 그래서 그런 신비한 재주를 얻기 위해 산기도도 하고, 기도원에도 가고, 각종 부흥회는 빠지지 않고 다녔다. 지금도 한국교회의 많은 사람들이 이런 현상 때문에 신앙생활을 한다. 한마디로 신앙생활이란 일상생활에서 도깨비방망이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심하게는 아니라도, 한국교회 안에는 이런 현상을 하나님의 능력이라고 어느 정도 인정을 하는 것 같다. 어쨌든 병 고침이 일어나고, 방언을 하고, 귀신을 내쫓는 일들이 교회 안에서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것을 보고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옳지 않음을 알면서도 어느 정도 용인할 수밖에 없는 것이 오늘날의 교회다. 그러나 병 고침과 귀신을 내쫓음, 방언 등이 교회 안에만 있는가? 무당들도 방언을 하고, 천리교에서도 병을 고치고, 스님들도 귀신을 내쫓는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알고 보면, 무슨 특별한 현상 같지만 보편적인 현상이다. 하나님과 예수님을 들먹이지 않아도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교회에서 하면 하나님의 은혜고, 절에서 하면 부처님의 은혜고, 당집에서 하면 장군님의 은혜인가? 착각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것은 하나님 또는 부처님 운운하면서 할 이야기를 아니다. 신앙하고는 더더욱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이야기이다. 단지 그런 능력이 좀 더 있을 뿐이다. 암기력이 좀 뛰어나고, 다소 떨어지고의 차이 정도다. 예수님은 귀신을 내쫓고, 예언을 하고, 기적을 행하는 사람들을 “불법을 행하는 자들”이라고 단언을 한다. 예수님도 귀신을 내쫓고, 예언을 하고, 기적을 행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것이 무슨 말인가? 도대체 어떤 차이가 있기에 이런 결과가 벌어지는가? 예수님의 법은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는 것이다. 이 법을 지키지 않으면 불법이다. 따라서 불법은 하나님사랑과 이웃사랑 없이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다. 그것이 예언을 하는 것이든, 기적을 행하는 것이든, 병을 고치는 것이든, 귀신을 내 쫓는 일이든, 불법이다. “주여, 주여” 하는 자들은 어떤 자들인가? 주의 이름을 이용해서 기적을 일으키는 자들이다. 주님의 이름을 부르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권능의 이름을 부르는 자들이다. 이런 놈들은 우리 주위에 부지기수로 많다. 정치를 하는 놈들부터, 종교의 이름으로 밥벌이를 하고 있는 밥버러지들까지. 법을 행해야 한다. 하나님사랑과 이웃사랑의 법, 말이다. 이 법을 행하면, 세상(cosmos)으로 비롯된 나쁜 질병과 귀신들이 쫓겨날 것이다. 불법을 행하면 필요한 병과 영적인 힘들이 쫓겨날 것이다. 이 법을 행하면 하늘 일을 예언할 것이고, 불법을 행하면 세상일을 예언할 것이다. 이 법을 행하면 하늘의 기적이 일어날 것이고, 불법을 행하면 세상의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행함을 말하니까, 믿음을 부정하는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인간의 삶은 행함의 연속이다. 행하지 않을 방법이 없다. 숨 쉬는 것조차도 행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행함을 늘 있다. 믿음은 행하는 존재가 무엇을 의지하느냐의 문제다. 어차피 행하게 되어 있다. 당신은 불법에 근거할 것인가, 아니면 법에 근거할 것인가? 이것이 믿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