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료와 미완료

문동수 (2012-09-22 18:03)

27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28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창세기 1장 27-28) 성경 이해하기 - 구약성경은 히브리어로 쓰인 책입니다. 히브리어의 가장 큰 특징은 시제가 두 개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완료형과 미완료형입니다. 오늘날의 언어에는 많은 시제가 있습니다. 현재형, 과거형, 미래형, 완료형, 미완료형, 현재진행형, 등등. 그러나 히브리어는 ‘과정 중에 있느냐, 끝났느냐’, ‘반복할 수 있느냐, 반복할 수 없느냐’의 두 시제만 존재합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1:1) 이 문장은 완료형입니다. 하나님의 창조는 완료되었습니다. 이 말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하나님의 창조는 반복될 수 없고, 실패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악의 세력은 하나님의 창조를 막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창조는 이미 이루어졌습니다. 시간의 포로가 된 사람들이 이를 느끼지 못할 따름입니다. 그러나 1장 2절부터는 모두 미완료입니다. 과정 중에 있다는 뜻입니다. 빛을 만들고, 물을 나누고, 식물과 동물을 창조하고, 낮과 밤을 만들고, 이 모든 것들이 다 미완료입니다. 미완료라는 말은 아직도 진행 중에 있다는 말입니다. 정리 하자면, 하나님의 창조는 완성되었지만, 아직도 과정 중에 있습니다. 이 말을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완성되었지만, 이직 진행 중이다. 마치 모순처럼 느껴집니다.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간이라는 관념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간도 피조물입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께서 시간도 창조했다는 말입니다. 과학적으로는 시간이란 운동의 연속입니다. 운동의 연속을 임의대로 구분해 놓은 것이 시간입니다. 시간을 관념이라고 한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시간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사람이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시간을 창조된 것이라고 한다면, 하나님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은 시간을 넘어선 분입니다. 오히려 하나님이 시간을 규정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완성되었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하나님 안에 있는 것을 뜻합니다. 과정 중에 있다는 말은 하나님 안에 속한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을 향해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결국에 하나님께 속하지 못하는 것들은 아무것도 아닌 상태로 돌아가고 말겠지요.   오늘 말씀 27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십니다. 여기서 사람의 창조는 미완료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하나님을 향해 서 있는 존재입니다. 그런데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에서는 완료형입니다. 사람의 창조는 과정 중에 있는 것이고, 남자와 여자의 창조는 완성입니다. 사람은 하나님을 보고 서 있는 존재고, 하나로서의 남자와 여자는 하나님 안에 있는 존재입니다. 한자어로 사람을 인(人)이라고 합니다. 사람이 서로 기대고 서 있는 존재입니다. 동양에서는 단독자를 사람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이는 성경도 마찬가지입니다. 단독자로서의 사람은 인간이 될 가능성이 있는 존재입니다. 인간은 오직 서로 기대고 있는 존재라야 합니다. 이는 꼭 남자와 여자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라고 하는 말은 ‘너’가 없으면 필요 없는 말입니다. ‘너’가 있어야 ‘나’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너’도 없는데 ‘나’라고 하면, 정신병원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사람들은 ‘너’도 없이 ‘나’라고 생각하고 사니, 참으로 큰일입니다. ‘그’와 ‘그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와 ‘그것’이 있어야 내가 있는 것입니다.  ‘그’가 없는데 ‘나’라고 하면, 이런 사람도 정신병원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이처럼 ‘나’라고 하는 것은 다른 존재와의 관계성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창조는 완성하셨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가능태로 하나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말씀 묵상 1. 사람으로서의 ‘나’와 인간으로서의 ‘나’를 묵상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