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밖에 몰라’

박정철 (2015-02-07 08:46)

‘만군의 여호와여 주의 장막이 어찌 그리 사랑스러운지요’(시 84:1)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나은즉 악인의 장막에 사는 것보다 내 하나님의 성전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시 84:10)   어릴 때 교회에 있는 것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누구보다도 먼저 교회에 갔다. 그리고는 또 누구보다도 늦게 교회에서 갔다. 다른 보통의 친구들은 교회에 한 번 전도해서 데려오는 것도 그렇게 힘들 수가 없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자주 듣는 말이 있었다. “너는 교회밖에 모르냐?” “너는 집보다 교회가 더 좋냐?” “너는 교회에서 아예 사냐?”   초등학교 시절, 교회에 가는 것이 너무 좋고 기다려져서 선생님들께 떼를 썼다. “일주일에 한 번 더 교회에 오면 안 되겠느냐?”고 말이다. 그래서 결국 목요일 오후에 시간을 잡아서는 함께 함으로 즐거움은 누릴 수가 있었다.   중고등부 학생회 때에는 임원을 맡으면서도 그랬다. 교회가 좋으면 덩달아 나도 좋았다. 교회가 힘들면 같이 힘들었다. 목회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목회자가 되어 언제나 교회와 함께 하고 싶었다. 교회에서 아예 살고 싶었다. 그랬더니 어느 새 목회자가 되어 교회 가운데에 있다.   2015년 추운 2월의 새벽, 한 줄기 생각이 나를 잡고 늘어진다. 여전히 교회가 좋으냐는 것이다. 지난날들 속에서 그렇게 함께 하고 싶었던 그 교회를 향한 마음이 여전하냐는 것이다. 지금은 혹 부담스럽지는 않는지 묻고 있는 것이다. 벗어나고 싶은 마음은 없는지 물어오는 것이다.   그 새벽, 평생을 하루 같이 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성도들이 있다. 아직도 흘릴 눈물이 많이 남았는지 애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성도들을 보면서 교회를 향한 저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양남에 오기로 하고 장로님들을 만났을 때 그렇게들 말씀을 하신다. “저희는 지금까지 교회밖에 몰랐습니다.” 한 평생을 오직 교회만을 생각하며 살아왔다는 고백 속에 울리는 진정성이 새벽 제단의 기도 소리에서 지금도 전해지고 있다. 나 역시 언제까지나 저들처럼 이 새벽제단을 거뜬히 지켜낼 수 있을는지.   그래도 찬송가를 부를 때마다 울컥해지는 곡이 있다. ‘내 주의 나라와 주 계신 성전과 피 흘려 사신 교회를 늘 사랑합니다.’ ‘이 교회 위하여 눈물과 기도로 내 생명 다하기까지 늘 봉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