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여 너는 행복한 사람이로다 여호와의 구원을 너 같이 얻은 백성이 누구냐 그는 너를 돕는 방패시오 네 영광의 칼이시로다 네 대적이 네게 복종하리니 네가 그들의 높은 곳을 밟으리로다’(신 33:29)
이 주일은 설 주일이다. 이렇게 써놓고 나니 재미있다. 우리가 잘 아는 코미디언 중에 ‘이주일’이라는 사람이 있고, 또 신학교 선배 중에 ‘설주일’이라는 이가 있어서다. 싱긋이 웃고 나니 괜찮을 글이 쓰여질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구정 명절이 가까워지면서 복을 빌어주는 인사로 핸드폰 메시지가 하나 둘씩 채워지고 있다. 그 인사가 귀하다. 모두들 바쁘다는 것을 알기에, 짧은 글이지만 그 마음 씀씀이가 고마운 것이다. 그러면서 기도의 세계에서만이 아니라 글의 세계에서도 서로들 만나고자 하는 여유와 배려가 조금 더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러고 보니 말쟁이요 글쟁이에게 있어서 정말로 큰 복은 영감(靈感)이다. 새 은혜가 아닐 수 없다. 쥐어 짜낸다고 한 줄 글이 나오는 것이 아니기에 여기저기 기웃거리다보면 새소리가 하늘소리가 되고 바다가 어머니가 된다. 바람이 길을 내고 커피 한 잔이 숨통을 틔운다. 성령께서 감화시켜 주심으로 얻어진 한 줄 한 줄을 채워가며 준비되어진 글을 집어 들고는 입을 맞추고 볼을 비빈다.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가 내게는 새로운 영감 속에서 풍성한 지혜와 지식 가운데 살아가라는 은혜로 다가왔으면 한다.
어느 글에 보니까 유독 한국 사람들이 물질과 행복을 결부시켜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물질이 행복의 절대적인 조건이라도 된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더 가지면 행복하고 덜 가지면 불행하다는 도식인데, 이런 잘못된 도식에 사로잡혀 있다면 모든 이들이 너나할 것 없이 행복하고는 거리가 멀다고 말해야 되지 않을까. 성경의 말씀처럼 은으로 만족함이 없고 소득으로도 채워지지 않으니 말이다.
물고기에게서 복은 물이겠다. 새들에게는 창공이고, 짐승들에게는 산이겠지. 우리 성도들에게 있어서는 오직 하나님이다. 하나님 안에 있을 때 우리는 자유롭고 행복하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믿음과 사랑의 대상이 되어주시는 것이 얼마나 크고 놀라운 은혜요 기쁨인지 모른다. 하나님이 우리를 만나주시지 않으셨다면 역시 우리도 세상의 것을 믿고 사랑하느라 일생과 영생을 헛되이 낭비해 버렸을 것이니 말이다.
하나님을 욕심냈으면 좋겠다. 하나님을 믿고 더 사랑하기 위해 더 많은 욕심들을 부렸으면 좋겠다. 집에 돌아오는 가장의 손에 들려진 봉투나 봉지가 아니라 남편과 아빠를 더 사랑하여 매달리는 그런 가정들이었으면 참으로 좋겠다.
박정철 (2015-02-14 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