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소송을 보다

이순락 (2015-01-12 14:57)

쌍용차 “굴뚝 농성자 1인당 하루 100만 원 내라” 2015년 1월 7일자 모 일간지에 보도된 내용이다. 타이틀을 보면 「쌍용차 “굴뚝 농성자 1인당 하루 100만원 내라”」는 제목으로 나와 있는 것을 보고 느낀 바가 있어 이와 유사한 소송건을 떠올리고 있다. ‘요즈음은 세월이 무서운 탓인지 별 소송도 다 있네’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신문에 보도된 내용을 다시 거론하지 않더라도 독자들은 쉽게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리라. 즉 쌍용차에서 해고당한 근로자 2명이 쌍용차 굴뚝에 올라 투쟁하고 있고, 이를 회사 차원에서 저지하는 방법으로 법원에 이러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목사 “기독언론사 1억 원, 관련 장로 5천만 원 내라” 그런데 우리 개신교계에서도 이와 유사한 성격의 사건이 있다. 즉 지역의 모 교회에서 목사 한 분이 자기 교회 소속 장로 한 사람과 기독언론사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사건을 두고 말하는 것이다. 사건의 내용은 이렇다.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목사 측의 주장을 보자. ‘기독 언론사는 1억 원을, 모 장로는 5천만 원을 배상하라’는 것이다. 이유인 즉 ‘기독 언론이 잘못된 보도(?)를 하는 바람에 신자들이 3백여 명이나 떨어져 나갔다. 그 영향으로 십일조 헌금 등 손해가 막심하여 교회 재정이 어렵게 되었다. 이를 배상받기 위한 것이다. 모 장로 또한 기독언론사와 직접 연관이 있고, 교인들에 대한 악영향(?)을 끼쳐 교인들이 이탈하게 되었다. 결국 교회 이미지가 그만큼 실추되었기 때문에 5천만 원을 배상토록 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소송 내용이다. 필자는 우리 개신교계에서 소송사건이 있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 과연 저들이 저렇게 소송에 까지 끌고 가야 하는가. 교회 내에서 혹은 노회 차원에서 중재하여 해결 할 수는 없었는가 하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그런데 위와 같은 거의 직접적인 문제(필자가 관계하는 기독언론사)나 다름없는 사건을 당하고 보니 어떤 것이 옳은 일인지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여기서 조금 더 사건에 관해 접근해보면 대략적으로 이렇다. 문제의 모 교회는 지역에서 대형 교회 급에 속한다. 즉 성도 숫자가 약 천 여명 이상 되는 교회로 알려졌었다. 그런데 그 교회 젊은 사업가이자 열혈집사(?) 한 사람이 문제가 되었던 것이다. 믿음생활도 너무 열심히 하면 문제가 될 수 있는가 보다. 어느 날 그를 지목하여 교회 여 신도 한 사람의 입에서 ‘그 집사 혹시 이단 신천지 교인이 아닌가?’라는 말을 무심결에 했다고 했다. 그런데 그 말이 이사람 저사람으로 건너뛰면서 눈덩이처럼 부풀어졌다고 했다. 결국 그는 목사로부터 ‘신천지 교인’으로 낙인찍혔고, 그는 교회를 다른 지방에 있는 교회로 쫓겨나다 시피 옮겨야 했던 것이다. 그는 너무나 억울하여 ‘내가 왜 신천지인가? 내 친 동생도 목사인데... 너무 억울하다’는 항변이 있었다고 했다. 이단으로 몰린 젊은 집사를 위해 나선 한 사람의 장로 그런 가운데 예의 장로 한 사람이 그 억울한 사정을 변호했다.  즉 ‘그(집사)는 결코 신천지가 아니다.’ 라고 젊은 집사를 위해 목사를 비롯한 교인들 일부에게 대항(?)한 것이었다. 결국 그 장로도 이른 바 왕따를 당하였다. 치리를 당해 시무장로로서의 교회 내 지위며 맡았던 모든 일에서 배제된 것이었다. 기독언론사는 나름대로 심층적인 취재, 보도를 했었던 것이다. 그래서 양 당사자들(목사 측과 장로 및 언론사 측)은 법원에 소송(*제1차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다만 여기서 거론하는 본 손해배상 청구 소송(*편의상 제2차 소송이라 지칭) 건은 상호간의 다툼(*제1차 소송)이 법정에서 일단락된 후(아래 댓글부분을 참조하세요), 뜬금없이 어느 날 갑자기 목사측이 새롭게 제기한 것이다. 본 손해배상 소송(*제2차 소송)사건 이전에 있었던 재판과정(*제1차 소송)을 상당부분 지켜 본 필자의 견해는 이렇다. 즉 위에서 처음에 언급했었던 것처럼 ‘중재’가 없었던 점이 너무 아쉽게 느껴졌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제1차 소송 사건이 종료된 후, 목사와 교회 측은 ‘교인들을 보호하고 교회를 지키기 위해서 문제의 장로에 대해서 교회 출입을 봉쇄키로 한다.’고도 했었다. ‘교회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하니, 어디서 들어 봄직한 말인 것 같기도 하다. 대단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혹자는 말했다. 장로를 치리한 교회의 결정이 있으면 그 장로는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고(?!). 즉 교회에 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필자가 솔직히 교회법을 모르는 무지가 있긴 하다. 그러나 이건 아니라고 하고 싶다. 억지 같지만. 문제가 있으면 근신토록 징계를 하면 되는 일이지 출입을 금지한다니...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 내게 오는 자는 내가 결코 내쫓지 아니하리라"(요한복음 6 : 37). 교회법을 그토록 신봉하면서 사회법정엔 왜 다시 제소한단 말인가. 그렇다면 사회법정에 제소하는 것은 오직 돈 때문이란 말인가. 필자의 우둔한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만인을 사랑하신 예수님의 가르침은 어디에 있는가. 열린 교회가  되어야 마땅할 진데 말이다. 교회와 교계가 ‘지록위마’에 방관 하는가 필자의 사견이긴 하지만 그 교회엔 목사에게 충언 내지 직언하는 장로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 사기(史記)를 보면 이런 얘기가 있다. 독재자의 노여움 앞에서는 식견있는 사관(史官)의 공정한 의견도 무시되었다고 한다. 또 차원이 다른 이야기가 있다. ‘천자에게 쟁신(爭臣) 일곱이 있으면, 길이 없더라도 천하를 잃지 않는다’는 말(효경孝經)이 있다. (여기서 쟁신이라 함은 주군(主君)과 싸우듯이 강하게 간언(諫言)할 수 있는 가신을 말하는 것이다.) 교회가 건강하게 발전하고 세상적인 일에도 명예스럽게 일하는 교회는 손가락 다섯 개의 길이가 다 다르듯이 다양한 장로가 있고 그들의 의견을 소화할 수 있는 훌륭한 목사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문제의 교회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환관 조고의 권력에 눈치 보느라 고 ‘지록위마’에 기꺼이 동참했던 신하들과 같은 류의 장로들로 구성되어 있었던 것처럼 보여 진다.  욕심 같은 말이지만, 목사가 좀 더 통 크게 신도들을 감싸 안아주고 권면하는 자세였었다면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필자의 생각이다. 실례의 말 이지만 당해 장로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즉 목사에게 사건 발단 시에 보다 더 온유하고 겸손한 자세로 충언을 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없지 않다. 물론 필자는 그 사건에 관한 세부적인 내용이나 속사정은 알 수 가 없다. 이러한 과정들이 있었는지 혹은 예상대로 없었는지를 말이다. 따라서 이는 추론에 의한 사견일 뿐이다. 교회보다 세상 법이 우선이어야 하는가 서양의 법 격언에 이런 말이 있다. ‘절대적인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 이 근엄한 격언은 정치권력에서 말하는 권력에만 해당하는 말은 결코 아닐 것이다. 사건의 내용을 비교적 소상하게 알고 있는 지인 목사 한 분의 의견이다.  즉 ‘거짓말 했던 것을 정당화 시키려고 하니까 계속 거짓말을 해야 하고, 결국 저렇게 된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어느 목사의 평소 지론을 보자. ‘교회업무에 관한 일은 교회 내부에서 끝을 내도록 해야지 세상 법정에까지 가는 것은 온당치 못한 일이다’는 주장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과연 이 사건에서 소송을 제기한 목사는 ‘교회보다는 세상 법이 위에 있다’고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진다.  그렇다면 그는 교인들에게 앞으로 어떻게 교화를 할 것인지도 궁금해진다. 교회 재정이 어렵게 되면 세상 법정에 가서 소송으로 해결 받는 세상이 되어야 하는가. 전도하기도 참으로 어려운데 이런 사건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알게 될까 두렵다. ‘예수 믿기도 참으로 어렵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또한 이 새로운 소송사건으로 인해 그동안 그 목사를 심정적으로 크게 동조, 지원 했던 목사들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궁금해진다. 그리고 정의와 공의를 추구하며 선교사명을 감당하겠다는 언론도 하기 어렵다는 생각도 해본다. 언론에 문제가 있으면 언론중재위원회라는 기관을 통하면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제로 이런 기관 자체를 모르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그 목사처럼.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노라니 서글프다. 새해 벽두부터 가슴이 무거워 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