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효자’

박정철 (2015-02-21 14:12)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롬 5:8)   설 명절이 지났다. 떡국을 한 그릇 비우고 나니 배는 부른데 어찌된 일인지 어깨가 무겁다. 한 살을 먹는다는 것이 쉽지 않나 보다. 그러고 보니 새해 떡국은 어깨로 먹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빠로서 아이들을 본다. 부쩍 신체는 자라고 있지만 여전히 철부지 어린 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과의 전쟁은 늘 진형행이다. 장난치고, 까불고, 떠들고, 싸우고, 투정을 부리고, 거기다가 요새는 게임에 더 빠져드는 싶은 아이들을 보고 있자면 언제쯤이나 철이 들까 싶어진다.   이런 과정을 앞서 간 모든 분들이 밟았을 것이라 생각하니 참 대단하다 싶다. 나중에 되면 자기들 스스로 큰 줄 알겠지. 자기들이 잘 나고 잘 해서 된 줄 알겠지. 그러다 자기들도 자기와 똑같은 놈들을 놓고 나서야 오늘의 나처럼 희미한 웃음을 지으며 예전의 아버지를 떠올리게 되겠지.   이 시간에 나도 부모님을 생각한다. 아이들과는 늘 함께 하고 싶어 하면서도 부모님께서는 좀 더 자주 인사 여쭙지 못한 미안함이 있다. 서운한 마음도 많았을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기쁜 마음으로 받아주시는 부모님들에게 감사하다.   이번 구정에도 역시 험악한 나그네의 세월을 살았다던 야곱의 고백을 그을린 부모님의 얼굴에서 보게 된다. 햇빛 못지않게 비바람과 눈보라가 치는 날들도 많았을 것인데 어찌 웃을 일만 있었을꼬. 숨죽여 울었던 지난날들의 아픔이 가슴 속 깊은 상처로 남아 있을진대, 오늘 이 시간 다 헤아리지 못하는 미안함이 부끄러움으로 남는다.   어찌 그 흘린 눈물이 자녀들을 위한 눈물이 아니었겠으며, 어찌 자녀들로 인한 생채기가 아니었겠는고.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리며 말씀을 묵상한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   고향의 부모님을 생각하니 하늘 본향에 계시는 아버지의 그리움도 함께 짙어진다. 하늘 아버지의 상처는 십자가겠다. 당신의 자녀들을 향한 사랑이 십자가의 상처로 자리 잡고 계시겠다. 뭇 인생들이 아무 것도 모른 채 죄인으로서 죽어 있었을 때에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음으로서 그 사랑을 확증해 주셨으니 말이다.   구정이 지났다. 그간 가족들과 나눈 정과 사랑이 애절하고 애틋하다. 소중한 가족들 모두가 하늘 아버지가 계시는 하늘 본향을 사모하며 하늘 효자들로 하나님의 큰 기쁨들이 되었으면 정말이지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