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生)은 명(命)이라

박정철 (2013-04-20 13:02)

‘그러므로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를 주로 받았으니 그 안에서 행하되 그 안에 뿌리를 박으며 세움을 받아 교훈을 받은 대로 믿음에 굳게 서서 감사함을 넘치게 하라’(골 2:6,7)   교회당 시멘트 바닥을 비집고 피어난 민들레가 노란 꽃잎으로 며칠째 인사하고 있다. ‘나, 이런 곳에서도 피어났으니 너도 그 있는 그 자리에서 꼭 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인사가 넉넉하고 고마운데, 여리디 여려 바람에 쉬이 날리던 것들이 무슨 힘이 그 속에 그렇게 있었는지 참 놀랍기만 하다. 그 피어난 민들레를 보면서 꼭 살아야 한다는 생명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새삼 배우게 된다.   요새 온 만물이 얼마나 생동감이 넘치는지, 보는 즐거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산 저 산이 함께 어우러져 피어나는 꽃들과 새순들이 생명의 하나님을 찬양하기에 여념이 없다. 절로 찬양이 흐른다.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내 마음 속에 그리워볼 때…’   갓난아기가 누워 잠자는 모습을 보거나, 아장아장 걷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아이고 예뻐라’ ‘어쩜 저렇게나 예쁠꼬.’ 하는 것처럼 봄에 피어나는 온 산하를 보면서 그런 탄성이 터져 나온다. 이렇게 살아 숨 쉬며 그 생명들과 함께 있음이 감사하다.   하루가 다르게 하늘을 향해 뻗어가는 그 푸른 몸짓들이 오늘의 나를 돌아보게 한다. 나도 꽃을 피어내고 있는가. 나도 푸른가. 예수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신 자로서 나는 얼마나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자라가고 있는가.   ‘빅토르 위고’는 그의 나이 80이 되고 죽음이 가까웠을 때 ‘내 늙은 몸속에 새 생명이 움트는 것을 느끼는 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라고 했는데, 내 속의 예수 생명은 얼마나 꿈틀거리며 자라가고 있을까. 젖을 먹는 어린아이로 남아 있을 것이 아니라 단단한 식물을 먹을 수 있는 장성한 자가 되어야 할 것인데 말이다.   학창 시절 때에 좀 더 멋있게 보이려고 이런 말을 늘여놓았던 적이 있다. “우리 모두들 각자의 자리에서 믿음의 뿌리를 내리고 소망의 가지를 뻗어서 사랑의 열매를 맺어가자.” 지금 보아도 아주 그럴 듯 좋아 보인다.   이제는 그 말을 주님 앞에서 해 보고 싶다. “주님, 우리로 오늘 이 자리에서 믿음의 뿌리를 깊이 내리게 하시고 소망의 가지를 길게 뻗어가게 하셔서 당신께서 받으실 만한 사랑의 열매로 풍성한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