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쟁반에 금 사과

박정철 (2013-04-06 16:53)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 쟁반에 금 사과니라 슬기로운 자의 책망은 청종하는 귀에 금 고리와 정금 장식이니라’(잠 25:11,12)   뉴욕의 어느 거리에서 있었던 일이다. 맹인 한 명이 팻말을 들고 구걸을 하고 있었다. "나는 맹인입니다" 그러나 모두가 스쳐 지나갈 뿐 아무도 맹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나누지를 않는다. 그 때 맹인 앞을 지나가는 한 신사가 돌연 걸음을 멈춰서더니 팻말의 문장을 새롭게 써 준다. "봄은 곧 오는데, 나는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러자 아주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아까까지만 해도 맹인을 거들떠보지도 않던 사람들이 갑자기 그에게 돈을 건네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더니 금방 동전과 지폐가 쌓였다. 그 남자가 행운이라도 주고 간 것일까. 그 기적을 만들어 준 사나이는 프랑스의 시인 '앙드레 볼 톤'이었다고 한다.   봄이 아름답게 자기를 표현해주어서 너무 좋다. 한 번은 차를 타고 가는데 앞에 가는 자동차가 너무 느려서 답답하던 차에 짜증을 내듯 경적을 울리며 앞질러가다가 보니까 노인분이 아주 조심스럽게 운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 모습을 보니 괜히 미안하다.   어느 연세 드신 분이 운전면허를 따서 운전을 하는데 많이 서툴렀는지 뒤를 따르는 차들이 난리다. 뒤편에 ‘초보운전’이라고 써 붙어 놓았음에도 이해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신경질적으로 반응을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한 사람이 그렇게 조언을 한다. “어르신, ‘초보 운전’이라고 쓰지 마시고 ‘노인 운전’이라고 붙이고 다니십시오.” 그 말을 듣고 그렇게 했더니 다들 조심스럽게 피해 가더란다.   차를 타고 가다 보면 초보 운전자임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글들이 있다. 예를 들어 ‘당황하면 후진해요’ ‘슈퍼 왕 초보’ ‘지금까지 직진 중’ ‘나도 내가 무서워요’ ‘병아리’ 등등. 그 내용의 글들을 보고 있자면 괜히 웃음이 나온다. 그것을 보고 있자면 운전이 좀 서툴고 미숙해도 이해가 되고 용서가 된다.   이런 것을 보면서 나를 표현하는 좋은 말 한 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작은 말 한 마디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얼마나 아름답게 가꾸어나갈 수 있음을 보게 되는 것이다.   가정생활에서 아내가 출근하는 남편을 향해 ‘잘 다녀오세요.’라는 말 한 마디면 불화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하면 ‘나는 어떤 말을 하고 사는가.’ ‘내 말투는 어떤가.’ ‘너무 신경질적이고 짜증이 섞이지는 않았는가.’ 지켜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