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록새록 새롭습니다.

박정철 (2013-03-30 16:42)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후 5:17)   봄의 축제가 한창이다. 눈이 머무는 곳마다 발길이 닿는 곳마다 봄의 향연으로 인해 살아있음에 대한 감사가 절로 흐르는 시간들이다. 이렇게 귀한 것들을 선물로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진달래는 십자가의 사랑을 일깨워주고 있고, 개나리들은 나팔소리로 헨델의 할렐루야를 합창하는 듯한데, 하얗게 피어오르는 목련화는 더 순결해지기를 원하는 하나님의 마음인 듯하다. 붉은 동백꽃 앞에서는 민족의 제단 앞에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붉은 피를 흘렸던 윤동주 시인의 십자가를 읊조려 본다.   또 이제는 온 산하가 연한 푸른빛으로 물들어져 가고 있다. 봄비로 한껏 물을 머금은 나무들이 바다에 질세라 푸른 옷으로 서둘러 갈아입고 있는 중이다. 푸른 그리스도의 계절이 이 땅에 임하기를 원하시는,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자라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인 듯하여 오늘의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이 하나님의 품속에서 모든 인생들이 풍성해지고 서로들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예전에 어느 분이 하얀 목련을 보면서 했던 말이 기억에 남아 있다. “저는요, 저 목련을 보고 있으면 두려워집니다. 저 하얀 꽃들이 언제 어떻게 떨어져 버릴지 두렵습니다.”라는 것이었다.   자기 인생을 보는 듯해서였을까. 자기의 삶도 언젠가 그 꽃들처럼 시들어져 버릴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을까. 세월이 흘러 젊음이 사라지면서 주름이 잡히고, 건강이 사라지면서 병이 들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떠나버릴 것 같은 두려움이었을까.   그렇겠지. 우리네 인생이라는 것이 풀의 꽃 같은 것이겠지. 세월이 흘러가면서 젊음도 건강도 사람도 하나 둘씩 떠나버리게 되겠지. 늙어가면서 약해져가고 추해져 버리면서 인생의 덧없음을 한탄하게 될 것이고 체념하면서 절망할 수도 있겠지. 그래 그러니 그 봄날에 환하게 피어난 목련을 보면서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겠지.   나도 한껏 물오른 그 목련 앞에 담담히 서 있다. 우리에게 소망이 없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우리의 삶에 예수님의 부활로 천국의 소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 곤고한 사망의 몸에 묶여버린 우리네 인생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 부활의 날에 그리스도 안에 있는 새로운 피조물로서 이전 것들에 묶여 있던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따뜻한 봄에 피어난 아름다운 꽃들과 함께 노래하며 그 분께 감사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