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

문동수 (2013-03-17 22:56)

거룩                                            경주 한맘교회 문동수 목사 “이스라엘 자손 온 회중에게 말하여라. 너는 그들에게 이렇게 일러라. 너희의 하나님인 나 주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해야 한다.”(레19:2) 저는 개인적으로 신앙의 용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의미가 너무 왜곡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앙의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대화하는 것이 훨씬 더 좋습니다. 신앙의 용어를 사용해서 대화하기 시작하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도통 헤아리기 어렵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자주 사용하는 용어는 그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우리가 자주 쓰는 말 중에 “거룩”이라는 말을 성경에서는 어떻게 쓰고 있는지, 살피기로 하겠습니다. 거룩이라는 말은 구약을 살펴보면, 전부 하나님과 관련되어 있는 말입니다. 원래는 인간에게는 사용할 수 없는 단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인간에게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은 하나님의 거룩에 참여할 때 뿐입니다. 이렇게 말하니, 더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저마다 “다 내가 하나님의 거룩에 참여한다”고 말해버리면 말장난이 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이 말 장난을 막을 방법은 성경의 용법으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성경에서 거룩을 어떤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성경이 말하는 의미로 사용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레위기를 잘 읽어보면, 거룩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거룩의 핵심적인 말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레19:18)입니다. 거룩에 대해 구구절절이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전부 사랑하라는 말씀에 다 걸립니다. 일일이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정확합니다. 핵심이 바로 이것입니다. 그런데 사랑하기 싫습니다. 그래서 거룩을 해석을 하는데, 거꾸로 해석을 합니다. 점을 치지 않는 것이 거룩이라고 하고, 간음하지 않는 것이 거룩이라고 합니다. 안식일을 지키는 것이 거룩이라고 하고, 공정한 재판을 하는 것이 거룩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사랑하라는 말은 온데간데 없어 지고, 그 자리를 이상한 법칙들이 대신하게 되는 것입니다.   국어를 잘해야 합니다. 거룩하니 점을 치지 않는 것입니다. 거룩하니 안식일을 지키고, 거룩하니 간음하지 않고, 공정한 재판을 하는 것입니다. 거룩을 사랑으로 바꿔도 동일한 말이 됩니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니, 점을 치지 않고, 안식일을 지키고, 간음하지 않고, 공정한 재판을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거룩이라는 말은 반드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할 때”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사랑과 관계없이 거룩이라는 말을 사용하면, 전부 허위가 되어 버리고 맙니다. 거룩이라는 말은 “너희의 하나님인 나 주가 사랑하니, 너희도 사랑해야 한다.”는 말과 동시에 읽어야 합니다. 이렇게 읽으면, 거룩이라는 말이 아무런 혼동이 없습니다. 사랑하지 않으면 거룩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 어떤 경우에도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지 않으면” 거룩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