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신앙

박정철 (2013-01-05 18:02)

‘그러므로 피곤한 손과 연약한 무릎을 일으켜 세우고 너희 발을 위하여 곧은 길을 만들어 저는 다리로 하여금 어르러지지 않고 고침을 받게 하라’(히 11:12,13)   2013년도 새해가 밝았다. 송구영신예배를 끝내고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부푼 마음이 꿈틀대고 있는 것을 보니 올해는 다른 해보다 뭔가 색다른 일들이 많이 일어날 모양이다. 지금까지 못 다한 일들도 해 가고 싶어지고 새해를 열면서 해보고 싶은 것들을 꼭 이루어 보고픈 심정이다. 이 마음이 마지막까지 식어지지 않고 내 속에 남아 놀라운 변화들이 속속 일어나기를 기대해본다.   교회학교 어린이부에서 지난주에 1박 2일 행사를 하면서 성도들과 함께 송구영신예배를 드렸는데, 안수 기도 시간에 보니까 아이들이 적어 놓은 기도 제목들 가운데 ‘우리 아빠 술 담배 끊게 해 달라’는 제목들이 몇 개나 된다. 그 아빠들도 새해가 시작될 쯤에는 ‘이번에는 꼭 끊어야지’ 했을 것이지만 여전히 끊어내지 못하고 있는 모양인데 올해는 아이들의 기도 제목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어느 누구나 결심은 다 한다. 인생은 소중하기에 함부로 세월을 낭비하지 않고 의미 있는 삶을 살고픈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기에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어떤 변화를 주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짐과 결심들을 얼마나 가져가느냐 하는 것이겠다. 2-3년 전 쯤이었을까. 다짐한 것들을 지속적으로 해나가지 못하는 모습 속에서 나름대로 정리해 본 것이 있다. 신앙을 몇 가지로 나눠보았다.   첫째는 ‘작심삼일 신앙’이다. 오래 전에 한 학생이 수련회 집회 때에 울고불고하면서 은혜는 자기 혼자 다 받는가 싶었는데, 다음부터 열심히 할 것이라는 말만 있었지 그 다음부터 주일날 그 학생을 찾아보는 것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았을 정도다.   둘째는 ‘창세기 신앙’이다. 이 부류의 사람들은 항상 새해가 되면 ‘성경을 읽어야지’ 하고는 창세기까지만 읽고는 끝마치는 이들이다. 몇 년 동안 창세기만 읽었더니 그 부분만 새까맣다.   셋째는 ‘메뚜기 신앙’이다. 메뚜기도 한 철이라는데, 이 사람들을 보면 좀 하나 싶다. 그런데 한 철이 지나면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 가버리고 마는 것을 보게 된다. 안타깝다.   마지막으로는 ‘상록수 신앙’이다. 이들은 늘 한결같다. 새벽 기도회만 봐도 그렇다. 추위를 탓하지 않으니 더위도 마찬가지다. 바쁠 때를 탓하지 않았으니 틈 날 때는 말할 것도 없다. 상록수처럼 늘 그 자리에서 푸르다. 겨울 찬바람에도 의젓한 것이 닮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