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 보지도 못한 기독교

문동수 (2012-07-26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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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이 되어 갑자기 손님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동안 친분을 쌓았던 분들이 건축도 하고, 또 경주라는 곳에서 목회를 한다고 하니까 너도 나도 찾아옵니다. 손님 들 중에는 젊은 부부들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제가 늦게 신학을 해서인지, 젊은 친구들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오늘 저녁에도 같이 신앙생활을 하던 젊은 부부가 찾아 왔습니다. 또 한 명은 대구에 있는데, 교육 차 내려왔다가 내일 쯤 들릴 지 모르겠습니다. 젊은 친구들이 아이들을 안고 오는데, 얼마나 예쁜지 모릅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는 말을 새삼 느낍니다. 허리가 고장이 난 이후에 무거운 것을 잘 들지 않는데, 이 어린 친구들을 보면 안아주지 않고는 성이 차지 않습니다. 어린 친구들을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신기합니다. 앉았다, 일어섰다. 기었다. 뒤집었다, 좀처럼 쉬는 것을 보지 못합니다. 이렇게 쉼 없이 움직이니 빨리 크나 봅니다. 전에 우리 딸 아이의 아들이 왔었는데, 이 친구는 두 돌이 좀 넘었습니다. 걷는 것에 취미를 붙여서 얼마나 뛰어 다니는지 모릅니다. 월포 해수욕장에 갔었습니다. 그곳에 나무로 만들어 놓은 조그마한 언덕이 있었는데, 올라갔다 내려오기를 수십번은 반복했습니다. 어른들 같으면 힘이 들어서라도 그만 둘 것인데, 그만 둘 의향이 전혀 없습니다. 결국 할 수 없이 한번 울려서 차에 태우고 집으로 왔습니다.   아이들을 보면서 한국 기독교를 생각해 봅니다. 이제 120-130년의 역사, 가톨릭까지 쳐도 250년이 넘지 않는 역사입니다. 그동안 기독교계 언론이나 신문에서 어린 한국기독교가 이제 성숙해야 한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이야기 해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강단에서도 성숙이라는 단어가 떠나지 않는 것이 한국기독교의 현실입니다. 어린 친구들을 보면서 성숙은 구호나 외침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쉼 없이 움직이는 아이들처럼 끊임없이 삶에 대한 정열로 넘쳐나야 성숙이 되는가 싶습니다. 쉼 없이 탐구하고, 연구하고, 걸어 보고, 넘어져도 보고, 다쳐도 보고...... 이런 과정들이 있어야 성장이라는 것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 기독교,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제가 보기에는 걸어보지도 못한 앉은뱅이 신세입니다. 기고, 걷고, 뛰기도 전에 어른 흉내 내느라고 뒷짐 지는 것부터 배워서 그렇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참으로 난감합니다. 예수님이 다시 오면 해결 될 수 있을까? 두 번씩이나 십자가의 죽임을 강요할 수 없어서 그 짓도 못하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버릇될까 무서워서라도 그렇게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방법은 하나, 어른이기를 포기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이라도 어린 아이로 돌아가서 기고, 걷고, 신나게 뛰며 노는 것이 방법이라면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새삼 “어린아이와 같지 않으면~” 이라는 예수님의 질책이 다시금 떠 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