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잘 못한 내 탓이로다.

백낙원 (2012-07-02 12:02)

기도 잘 못한 내 탓이로다.                                                         황우 목사 백낙원. 나는 40여년을 목회 하면서 열심히 기도 하라고 가르쳤다. 기도할 것이 왜 없느냐고! 남편과 아내, 자녀와 가족, 가정과 교회, 직장이나 생업, 나라와 민족 등 기도할 것이 너무 많지 않느냐고 다그쳤다. 성도들이 가족 위해 기도해야 하는 것은 맞다. 가정과 교회 위해 기도하는 것도 맞다. 내 자녀들이나 가족이 교통사고 나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것도 맞다. 건강하고 사업도 잘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것도 맞다. 위정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도 맞다. 마땅히 해야 할 기도였다. 그러나 요즘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러한 내 기도가 틀렸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아무리 내 자녀위해 기도한다 한들, 국가 백년대계라 할 수 있는 교육제도가 잘 못되어 있다면 그 기도가 무슨 소용이겠는가. 자녀들이 경쟁구도에 내몰려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하고, 학교에 가서 친구 한 번 잘 못 사귀면 허사가 되고 마는 것을 어쩌랴. 나 혼자 아무리 조심스럽게 운전을 한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이 음주운전, 마약중독운전, 법이나 교통신호를 무시한 난폭운전, 살인적 과속운전을 계속한다면 무슨 소용인가 말이다. 우리 집에서 아무리 질 좋은 농산물을 많이 수확 해 놓는다고 해도 외국과 불공정 FTA 한 번 해 버리면 모든 수고가 헛수고가 되고 마는 것 아닌가. 청와대를 비롯해 국회의원, 그리고 모든 사회가 온통 부정부패 덩어리요, 전부 도적떼 들이 되어 가는데, 내 자녀 내 가정, 내 교회만을 위하는 그런 기도만을 해야 하는가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얼마 전 어떤 저축은행 은행장이 수 백 억의 돈을 빼 돌려 저만 잘 살겠다고 밀항을 하려다가 잡혀 버린 사건이 있었다. 그가 밀항을 성공했다면, 개미처럼 일해서 조금씩 저축한 예금주들은 피눈물을 흘리지 않았겠는가? 만약 그 사람이 도망에 성공했다면 외국에 가서 호의호식 하면서 잘 살았을 것 아닌가? 나 혼자 열심히 일해서 정직하게 돈을 모와 저축을 했다고 한들 이런 사람들이 있는 한 어떻게 행복한 미래를 기약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탐관오리(貪官汚吏)들이 들끓는 세상, 자기만 잘 살겠다고 공금횡령에 뇌물수수, 온갖 편법을 다 동원하여 비리를 저지는 세상이 되고 있는데 말이다. 일국의 대통령이 차명으로 땅을 사지 않나, 손자 손녀에게 편법을 다 동원하여, 열 살도 안 된 아기들에게 수십억의 재산을 유산으로 물려주는 세상이니 말해 무엇 하겠는가? 중동에 6일 전쟁이 일어났을 때 이야기가 전해진고 있다. 아랍 유학생들은 도망갈 궁리만 하는데, 이스라엘 유학생들은 앞 다투어 고국으로 돌아가 전쟁에 참여 하였다는 사례 말이다. 그들의 대답인즉 “내 조국 이스라엘이 죽어가는 데 나만 살면 뭐합니까?”라고 했다지 않는가. 나만 잘 사는 세상은 이 대명천지(大明天地)에는 없다. 전부가 다 살인강도인데 우리 집만 잘 살 수 있다는 말인가? “지키는 사람 열이 도적놈 하나 못 당한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보혜사 성령님은 내 기도 방향과 방법을 고치라 하신다. 공의와 솔선수범이 사라진 정치,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법질서, 가치관의 혼란 때문에 방황하는 젊은이들, 나 외에 타인이나, 심지어 자연까지도 다 파괴하고서라도,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사고방식 등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이다. 다시 말하면 법이나 제도를 고처야 하고, 모두의 정신세계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가까이 우리노회 안에서도 불합리한 현행 제도가 있다 있다면 먼저 고처야 할 것이며, 불합리한 것이 헌법이라 할지라도 바로 잡는 것이,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 교회만을 위한 기도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라 여긴다. 나도 젊어 한 때 민주주의 순회 강사 노릇을 하면서 민지계도(民智啓導)에 몰두 했던 때가 있었다. 내가 만약 목사가 되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쯤 민주 투사가 되어 있을 것이 분명하다. 이것 또한 복음 다음으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상선벌악(賞善罰惡)의 법질서가 분명한 나라, 바른 교육제도로 말미암은 바른 가치관의 확립, 나만 잘 살면 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Win Win하는 사회, 자연(自然)을 경외하는 삶등 등에 기초한 굳건한 애국심과 충성심을 위해 기도하고 개혁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뗄 레야 뗄 수 없는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 개인의 기도 제목도 바꾸어야 하겠지만, 우리 교회들의 기도도 나만을 위한 아전인수, 유아독존 격인 기도에서 탈피하고, 상호생존의 “우리” 기도로 바꾸어야 하겠다. 주님도 주기도문을 통하여 “우리”를 재삼재사 강조 하셨기 때문이기도 하다.                          (2012년 6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