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이지 않는

박정철 (2012-06-30 12:39)

‘다윗이 여호와 앞에서 힘을 다하여 춤을 추는데 그때에 다윗이 베 에봇을 입었더라. 다윗과 온 이스라엘 족속이 즐거이 환호하며 나팔을 불고 여호와의 궤를 메어오니라’(삼하 6:14-15).   미시들의 웃음소리가 파도소리만큼 호탕하다. 자기들 밖에 없는 것처럼 신이 나서 정신을 못 차린다. 몽돌을 집어 던지기도 하고, 추억에 남길 사진을 찍기도 하고, 제멋대로 움직이다가 그러다가 지쳤는지 하나같이 하늘을 향해 누워서는 상념에 빠져든다. 그저 자유롭다. 바람도 하늘도 바다도 자유롭다.   사람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하는 생각에 매여 자유롭지 못하다. ‘나를 어떻게 볼까’ ‘나에 대해서 어떻게 말할까’ 이 생각에 잡혀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예전의 한 교회 청년은 ‘자기는 휴지도 제대로 줍지도 못한다’고 했다. 휴지를 주워야 한다는 것은 잘 알지만 자기가 휴지를 주웠을 때에 그 모습을 본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볼까 하는 것 때문이다. 뭐 이런 거다. ‘혹 잘난 체 하려고 저러는 것 아냐.’   뭐가 무서운 것일까.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일까. 내 안의 또 다른 나는 도대체 나를 어떻게 하려는 것일까. 오히려 나는 그것이 더 두렵다.   ‘잘 보이려고 하는’ ‘잘나 보이려고 하는’ 그런 은밀한 교만이 체면과 체통의 큰 굴레를 뒤집어쓰고는 나를 갉아먹고 있다. 예수님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처럼 화인 맞은 양심처럼 회칠한 무덤 같은 모습처럼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는지.   시원한 바닷바람이 나를 찾아와서는 세미한 음성으로 속삭인다. “사람의 눈치를 살피는 자가 아니라 사람의 눈을 응시하면서 사는 자가 되라”고. “이 세상 사람이 너를 몰라줘도 뒤돌아서지 않는 삶을 살라”고.   ‘알프레드 디 수지’의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의 시이다. ‘사랑하라 / 한 번도 상처 받지  않은 것처럼 / 춤추라 /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 노래하라 /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 일하라 /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 살라 /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