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시원하다.”

박정철 (2013-08-03 20:48)

‘충성된 사자는 그를 보낸 이에게 마치 추수하는 날에 얼음냉수 같아서 능히 그 주인의 마음을 시원하게 하느니라’(잠 25:13)   자다가 몸을 뒤척이며 일어나보면 목 주위로 땀이 축축하다. 열대야로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인데, 바닷가 근처에서가 이 정도이니 다른 곳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겠다. 땀으로 젖은 목을 닦으며 시원한 물 한 잔을 마시고는 선풍기로 다시 시간을 맞춰놓고는 잠을 청한다.   너무 덥다. 서울에 사는 친구가 며칠 전에 가족끼리 경주에 휴가를 왔다가 관광지 몇 군데를 둘러보고는 너무 더워서 못 있겠다면서 다시 가 버렸다. 이러한 날들에 우리의 몸과 삶을 잘 관리하면서 하루하루를 잘 보내갈 수 있어야 되겠다.   바다를 찾아 많은 피서객들이 찾아들고 있다. 낮에는 해수욕으로, 밤에는 바닷바람에 몸을 맡기면서 더위를 식혀가고 있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함께 함으로 아름다운 추억을 쌓아가고 있다. 이육사 시인은 자기 고장은 7월이면 청포도가 익어간다고 했는데, 이 양남은 삼겹살이 익어가고 있다. 태양은 이글거리고 삼겹살은 지글거리고.   우리는 저마다 다른 이들에게 시원한 바람 같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성경의 말씀처럼 얼음냉수 같이 시원한 사람이 되어서 모두를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 함께 함으로 행복하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그저 좋은 그런 사람들이었으면 참 좋겠다. 그런 사람 몇 명이라면 이 세상은 그리 외롭지 않을 터.   사도 바울은 고린도교회를 두고 몇 사람을 거론하면서 ‘그들이 나와 너희 마음을 시원하게 하였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이런 사람을 알아 주라’ 했으니 이 무더운 여름날에 시원케 하는 사람들을 두고 기도하며 찾아가며 함께 함으로 넉넉한 날들이었으면 좋겠다.   어린 날에 아버지께서는 뜨거운 국물을 들이키시고는 “야, 시원하다.” “야, 속이 확 풀린다.” 하셨다. 이제 내게도 어느 덧 세월이 흘렀음을 알게 되는데, 뜨거운 물속에 몸을 담그면서 아이들이 들으라고 괜히 한 소리 해 본다. “야, 시원하다.” “야, 몸이 확 풀린다.”   하나님께서 나를 보실 때면 어떤 마음이실까. 시원해 하실까, 아니면 여전히 답답해하시지는 않으실까.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두고 하나님께서 그러셨으면 좋겠다. “야, 내가 너로 속이 시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