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름에 음식만 상하십니까?

박정철 (2013-07-13 14:21)

‘내 아들아 내 말에 주의하며 내가 말하는 것에 네 귀를 기울이라 그것을 네 눈에서 떠나게 하지 말며 네 마음 속에 지키라 그것은 얻는 자에게 생명이 되며 그의 온 육체의 건강이 됨이니라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 4:20-23)   버리는 게 아까워 이것저것 먹는다. 남긴 음식물이 아까워 주섬주섬 먹다보면 과식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음식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이면지 종이 한 장 그냥 버려지는 것도 두고 볼 수 없어서 모아두다 보니 주변이 영 어지럽혀져 보인다. 그래도 어떻게 할 수 성격인지라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데, 문제는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 하는 것이겠다. 그냥 무작정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잘 정리해서 보기에 편안해야겠다.   매미 소리가 높아지고 손발에 땀이 차는 무더운 여름이 되다보니 괜한 습관 하나가 생기게 된다. 주방에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가는 것이다. 혹 음식물이 싱크대 쪽에 놓여 있어서 상하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다. 음식이 상하여 버려지면 어쩌나 싶은 생각에 주방을 둘러보고 냉장고를 들여다보게 되니 아내를 향한 잔소리가 많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그래도 먹을 수 있는 음식물이 상하여 버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아내에게 간 좀 키워보는 것도 괜찮을 성 싶다. 거기에 들어간 재료며 가스불이며 시간이며 정성이 얼마이던가.   주방을 향해 가면서 드는 생각이 하나 있다. ‘이 여름에 음식만 상하겠는가’ 하는 것이다. 땀이 손발에 차이고 등줄기에 흥건히 배이면서 불쾌지수가 높아져 괜한 것에도 내 속이 상하는 일이 없느냐는 것이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것에도 신경질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은 아닌지, 괜한 것에도 짜증을 부릴 수 있는 이 여름에 우리의 삶도 상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악한 것들은 늘 틈을 타서 우리로 하나님의 은혜 가운에 있지 못하게 할 것인데, 속이 상하여 흐트러지지 않도록 이 여름에 무엇보다 지킬 만한 것 중에서 더욱 마음을 지켜가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겠다.   우리는 늘 마음을 잘 지켜가야 한다. 인간들이 말이 나를 주장하게 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나를 주장해 갈 수 있어야 한다. 흔들리는 세속의 유혹의 속살거리는 소리가 아니라 영원히 흔들리지 않는 많은 물소리 같은 하나님의 든든한 말씀이어야 한다. 속과 영이 상하지 않도록 불쾌지수가 높아지고 있는 이 여름에 신앙 지수를 꾸준히 높여가야겠다. 상하지 않도록 성령의 불로 계속 데워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