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는 보석

박정철 (2013-06-15 17:10)

‘보라 지금은 은혜 받을 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고후 6:2)   무엇보다 귀하고 좋은 금은 ‘지금’이다. 오늘 내가 처해 있는 이 자리가 보석이 아닐 수 없다. 톨스토이가 말한 것처럼 ‘오늘 여기 이 자리에서 만나고 있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 복되고 귀한 삶일 수 있겠다.   글을 쓰는 이 순간이, 바다를 한없이 바라보고 있는 이 순간이, 기도하며 묵상하는 이 순간이 내게 있어 너무나 귀한 보석 같은 시간인 것이다. 영원과 잇댈 수 있는 이 자리에서 숨을 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지난 금요일 새벽 기도회 때, 성도들이 부르짖다 떠나 간 그 자리에서 홀로 있었을 때에 찾아드는 평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스피커를 통해서 내려오는 하늘의 찬송 곡조가 마음을 잡아 흔든다. ‘평화 평화로다 하늘 위에서 내려오네 그 사랑의 물결이 영원토록 내 영혼을 덮으소서’   이 자리에서 깨어 있음이 이렇게 좋을 수 있는가 싶은 것이 하나님께 감사하다. 먹지 않아도 배부를 수 있다는 것, 가지지 않아도 부유할 수 있다는 것, 흘러내리는 눈물 한 방울에 영원이 스며있을 수 있다는 것이 큰 행복이다. 밝아오는 아침 햇살과 지저귀는 새소리들, 교회 정원에 다소곳이 앉아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철쭉을 바라보는 것도 큰 재산이다.   새벽마다 말씀을 전한 후에 목회 기도를 할 때 거의 빼놓지 않고 드리는 기도의 제목이 있다. “하나님, 오늘 우리가 하루를 살아갈 때에 귀한 것들로 채워주시고 복된 길로 인도해 주시옵소서.”   실은 그렇게 기도를 드리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까지 일어나지 않았던 큰 일이 갑작스럽게 일어나지를 않는다.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던 이들을 만나게 되는 것도 아니다. 여전히 내게 펼쳐지는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이들을 언제나 만나고 있음이 대부분이다.   오늘 이 글을 쓰면서 새삼 깨달아지는 것이 있다. 바로 귀하고 복된 것들은 언제나 어디에서나 나와 함께 하는 이들이라는 것이다. 기도드리게 되는 하나님이 귀하고, 기도드리는 믿음이 귀하고, 새벽마다 만나는 성도들이 귀하고, 여우 같은 아내가 귀하고, 토끼 같은 자식들이 귀하고, 읽는 책들이 귀하고, 건져 올려지는 생각들이 귀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