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소리가 뜨겁습니다.

박정철 (2013-07-27 21:33)

‘여호와께서 마므레의 상수리나무들이 있는 곳에서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시니라 날이 뜨거울 때에 그가 장막 문에 앉아 있다가 눈을 들어본즉 사람 셋이 맞은편에 서 있는지라 그가 그들을 보자 곧 장막 문에서 달려 나가 영접하며 몸을 땅을 굽혀’(창 18:1,2)   많이들 더워한다. 그저께는 얼마나 더운지 이글거리는 태양빛에 내게서 고기 익는 냄새가 난다고 집사람이 놀려 댄다. 이렇게 뜨거운 날인진대, 그래도 굵은 땀방울을 건강하게 흘려가고 있는 이들이 있음을 알아 주어진 삶의 자리를 잘 지켜갈 수 있어야 하겠다.   이열치열이라고 했던가. 태양빛이 뜨거우니 매미들의 목청은 더욱 커져간다. 한낮의 작렬하는 햇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그 소리를 높여가는 매미들로 인해 받는 은혜가 크다. 나 역시 찬송과 기도와 말씀의 소리를 낮추지 말아야겠다.   라디오를 듣는데 어느 프로그램의 진행자들이 연신 ‘덥다. 더워’를 연발한다. 그러면서 한다는 말들이 “이런 날에는 그냥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는 것이 최고”라는 식의 멘트를 날려 댄다. 더위를 핑계로 숨어들게 만든다 싶은 것이 영 듣기가 마땅찮다.   내가 만약 그 진행자였다면 ‘이 힘들고 무더운 여름날에도 태양보다 더 뜨겁게 살아 멋진 생을 열어갔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이 더운 날에도 범사에 헤아려 좋은 것을 취해갈 수 있어야 하겠다.     중동지역, 우리나라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그 뜨거운 정오의 때에 아브라함은 장막 문에 앉아 있다 사람 셋이 지나가는 것을 보게 된다. 자기 몸 하나 일으켜 추스르기가 힘들만한 그때였건만 그는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그들에게 달려가 자기 집에 머물다 갈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 그냥 모른 체 해도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을 것인데, 아브라함은 그들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고 자기 집에 영접하여 정성스러운 대접을 한다. 며칠 전부터 경주시에서 폭염주의보가 발령되었다면서 마을용 앰프를 통해 야외활동을 되도록 자제하라고 한다. 옷도 꽉 조여서 입지 말라 한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오늘의 사는 아브라함의 자손들이 해야 될 일을 일러주고 있다. “이런 날에 주위에 홀로 사는 독거노인들을 잘 돌아보아 살펴주라”는 것이다.   교회당 주위로 나리꽃들이 붉게 피어나고 있다. 방울토마토가 붉은 빛을 띠면서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이 뜨거운 여름에 십자가의 붉은 사랑으로 불타는 삶을 저마다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