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친람(萬機親覽)의 리더십

이순락 (2013-07-22 11:30)

*본문은 구미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임을 밝힙니다. 저로서는 믿는자 우리들도 세상적인 일에도 참여하여 그리스도의 사랑과 향기를 나타낼 수 있는 것이 바람직하겠다는 마음에서 쓴 글입니다. 독자분들의 이해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 며칠 전의 일이다.   시청에 가서 시장님(구미)을 만나기 위해서 시장 비서실 겸 접견자 대기실에 갔었다.   그런데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시장님의 결재를 받으러 온 사람들로 북적대고 있었다.   ‘그 참 이상한 풍경 일세.’하며 속으로 무슨 일인가 싶어 궁금했었다.   그런데 그기 마침 평소에 친분 있는 직원(계장)을 보고 반갑게 악수하며 대화를 나누었다.   “계장님, 여긴 무슨 일로 오셨는지요?” 하며 물었더니, 그 친구 빙긋이 웃으면서 “시장님 결재 받으러 왔습니다.”고 했었다.   ‘아니, 시장님께 결재 받는데 과장도 아닌 계장이 받는단 말인가?’ 하는 의아스런 생각이 들어 까딱 잘못했다간 그렇게 말을 하는 실수를 할 뻔 했었다.   결코 계장급이라고 해서 무시해서 하는 소리가 아니다.  업무의 효율을 위해서 어떤 사안에 대하여 과장이 결재하고, 과장이 보고하던가, 아니면 국장에게 보고하여 국장 선에서 결재 후 주요사안에 대해서만 시장에게 보고하는 것이 당연한 보고라인이 아닌가 하는 나의 착각(?)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어쨌거나 나는 그날 시장님을 결국 만나지 못하고 나왔었다.뒷날 바깥에서 들리는 비아냥 거리는 이야기로는 ‘계장 정도가 아닌 담당이 시장께 직접 보고하고 결재를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참으로 어이없어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였었다.   우리나라 수출액의 1/10을 담당하는 첨단 전자 공업도시 구미시장님이란 분이 어찌 저리 옛날 시골 원님 같은 살림살이를 하고 있나싶어 어이없었던 것이다.   성경에서 재판을 하는 모세에게 그의 장인 이드로가 효율적인 처리를 위해서 사안에 따라 십 부장, 백 부장, 천 부장 시스템을 도입토록 하여 백성도, 모세 자신도 피곤함을 벗어나게 했다는 유명한 말씀이 상기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시장님이 성경을 알리도 없고(?), 또한 그렇다고 ‘시장님, 앞으로 성경을 배우세요.’라는 말은 이 자리에서 결코 하고 싶지 않는 바이다.   만기친람(萬機親覽)이라 함은 모든 일을 친히 챙긴다는 뜻을 말한다.   어찌 보면 시정을 자신이 각별히 하나씩 하나씩 챙긴다는 좋은 의미도 물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이 계속되면 중간 관리자(과장, 실국장급)들은 능동적인 일은 하지 않고 다만 ‘시장님의 지시’만 기다리고, 좋은 것만 보고하고 눈도장 찍는데 만 열심을 기울일 것은 불을 본 듯이 뻔하지 않겠는가.   ‘우린 편히 쉬어’상태야!   필자가 공연히 높은 자리에 계신 공무원들을 비난하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요즘 박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이 이른 바 ‘만기친람’형 이라고 한다.   윤 여준 전 환경부장관이 모 언론과 인터뷰한 기사를 읽어봤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1시간 30분씩 지시를 하는가 하면, 행정부 사무관 업무까지 직접 챙긴다는 보도를 거론하면서 일갈하신 모양이다.   (구미에 연고를 둔 수장들은 이심전심으로 일맥상통하는 데가 있는가 싶다?!...).     아무튼 우리 구미시장님께선 보다 큰 그림을 그리며, 자신의 꿈처럼 ‘위대한 구미, 찬란한 구미’구현을 위해서 보폭을 좀 더 크고 넓게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최근의 시정 중 일례를 든다면, 시민의 안위를 돌보고 걱정하며 1,200여 명의 공무원들을 동원한 아름다운 사례가 있다.   전국 어디에서 이런 아름다운 사례가 있었던가.   비명에 간 노인의 유족을 위해 직접 챙기며 위로하는 따뜻한 인정미 넘치는 시장님의 모습도 우리들은 잘 알고 있다.   시민된 한 사람으로서 대단히 반갑고 감사한 마음을 가진다.   시장님의 그런 인간미 넘치는 배려에 대해서 말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다음 선거가 있기 전까지 행정업무만 꼼꼼히 챙길 것이 아니라, 시민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 뜨뜻한 손으로 악수하며 포옹해 줄 수 있는 시장님이 되시길 바라는 바이다.   사람을 대함에 단지 눈가림의 형식과 생색 위주로 대한다면 우선은 괜찮은 듯이 보일 것이다.   그러나 민심은 천심이란 말이 있듯이 뒤돌아서면 자신의 뜻과는 전혀 다른 반응으로 나타날 수 있으니 하는 말이다.    결재방식이 조속히 개선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시장님을 사랑하는 선산 촌로의 진정한 바램이다. 2013. 7.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