듬직하게

박정철 (2013-06-22 08:12)

‘이 두 기둥은 성전의 주랑 앞에 세우되 오른쪽 기둥을 세우고 그 이름을 야긴이라 하고 왼쪽의 기둥을 세우고 그 이름을 보아스라 하였으며’(대상 3:17)   새벽에 기도하는 중에 들었던 생각이 있다. ‘기도하는 나를 보시고 하나님께서 듬직하게 보셨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늠름하고 듬직한 사람이 내 주위에 있어 늘 든든한 것처럼 하나님께서도 나를 보시고 그런 마음이었으면 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바쁠 때나 틈날 때에나 언제나 기도로 이 자리를 지켜가는 모습이었으면 좋겠고, 그렇게 애쓰고 힘쓰는 모습을 보시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셨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하나님께서 땅을 두루 돌아다니다가 온 사탄을 향해서 물으신 적이 있다. “네가 내 종 욥을 주의하여 보았느냐 그와 같이 온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는 세상에 없느니라.”(욥 1:8) 하셨던 것처럼, 비록 그에 감히 미치지는 못할 것이나 그래도 하나님께서 그나마 인정해주는 삶이었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바람이다. 아이가 자라면서 그 부모에게 듬직하게 다가오는 것처럼 나 역시 하나님께 마찬가지이고 싶은 것이다.   지난주 화요일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앞두고 우리나라와 이란과의 축구 경기가 울산 문수 운동장에서 있었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마음과 시간과 돈을 들여서 경기를 관람했었는데 그런데 문제는 전반전을 보는 내내 공격도 공격이지만 중앙 수비수 한 명이 자꾸만 불안하게 보이는 것이다. 볼 컨트롤도 그렇고, 패스하는 박자도 그렇고, 드리블을 해 가는 것도 그렇다. ‘일 나겠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후반전에 그 수비수가 실수하는 틈을 놓치지 않고 상대 공격수가 볼을 가로채서 골을 넣어버린 것이다. 결국 그 골이 결승골이 되어서 0-1로 우리나라가 패하고 말았다. 참으로 애석하고 안타까웠다.   다른 이들이 나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 괜히 궁금해진다. 나를 보고 계시는 하나님의 마음은 어떠실지 모르겠다. 불안해할까? 듬직하게 여길까?   새벽에 눈물로 기도하며 자리를 지켜가고 있는 성도들을 볼 때면 괜히 든든하다. 한 영혼을 위해 기도하며 전도하기 위해 힘을 쓰는 이들을 볼 때면 든든하다. 하나님의 늠름한 자녀들로서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며 주어진 일들을 말없이 성실히 감당해 가는 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듬직하다. 하나님 나라를 온전히 세우는데 있어 야긴과 보아스와 같은 듬직한 기둥들로 우리 모든 이들이 잘들 세워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