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의 새를 보라

박정철 (2012-04-21 21:00)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들이지도 아니하되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기르시나니 너희는 이것들보다 귀하지 아니하냐 너희 중에 누가 염려함으로 그 키를 한 자라도 더할 수 있느냐 또 너희가 어찌 의복을 위하여 염려하느냐 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 생각하여 보라 수고도 아니하고 길쌈도 아니하느니라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 같지 못하였느니라’(마 6:26-29).   새벽에 일어나 기도회를 나갈 때에 하늘의 별이 총총 떠 있음을 본다. 긴긴 밤을 그곳에서 보내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 그랬듯이 새벽별은 새벽에 뜨는 별이 아니라 새벽까지 남아 있는 별이라고 했는데,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별들이 우리의 자리매김을 어떻게 해 가야 할지 가르쳐준다. 좀 진득하지 못하고 쉽게 자기 기분에 따라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이들이 많은 이 세상에서 마지막까지 그 자리를 지켜가며 우리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나갈 때쯤이면 바다 가운데 붉은 해가 힘껏 솟아나 있다. 힘껏 살라는 것이겠지. 붉게 물들이며 정열적인 삶이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겠지. 기도를 통해 축적된 힘을 가지고 오늘 하루도 정말 해가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가슴 벅찬 삶을 살아가 보리라 다짐해 본다.   새 봄의 새 소리는 또 얼마나 신선한가. 뭐가 아침부터 할 말이 그리 많은지 종알종알 잠시도 쉬지 않는다. 그 삶이 버거운지도 힘들지도 않는지 새 노래로 하루를 열어 제친다. ‘쩨쩨하게 굴지 말고 가슴을 쭉쭉 펴라’고 노래 해 준다.   아이들 등굣길, 차를 타고 가다 보면 못자리를 하기 위해 나선 농부들의 손길들이 바쁘다. 한 해의 농사를 시작하는 때에 그 기대감으로 설렐 것인데, ‘나도 농부의 마음으로 목회해야지’ 요행을 바라지 않으며 심은 대로 거둔다는 흙의 진리를 농부들에게 배워 또 열심히 주어진 자리에서 씨를 뿌려갈 수 있어야 하겠다.   이제는 그 화려했던 개나리와 벚꽃들의 향연은 끝이 나고 푸른 잎사귀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찰나의 꽃의 화려함보다는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가는 푸른 잎사귀처럼 우리의 생을 꾸려갈 수 있다면 훨씬 더 행복한 삶일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오늘도 하늘 아버지께서는 위대한 스승 자연을 우리에게 보내주시면서 당신의 큰 뜻을 가르쳐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