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한다 힘내라고 응원해 주니까

박정철 (2012-04-14 20:58)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히10:24)   가는 길마다 벚꽃과 개나리가 한창이다. 며칠 전 경주로 들어가는 길에 벚꽃이 절정이다. 절로 탄성이 흐른다. ‘예쁘다’ ‘좋다’ ‘멋있다’ 석양녘 그 아름다운 벚꽃들을 보면서 천국 길도 이런 길이겠지 싶은 생각을 해 봤다.   산마다 물이 올라서 몽실몽실 푸른 빛깔을 띠기 시작한다. 태속의 아기가 발길질하듯 산이 그렇게 발길질을 하면서 깨어나고 있다. 회색빛 가득했던 산들에게서 물이 오른 푸른빛으로 옷을 갈아입는 모습으로 인해 내가 괜히 힘을 받는다. 마치 그것들이 ‘힘내라’고 ‘힘내라’고 내 삶을 응원해 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철책에서의 신병생활 육 개월을 마감하고 빠질 때였다. 캄캄한 밤을 기다려 행군을 하기 시작했다. 눈치 빠른 선임병들은 최대한 군장의 무게를 줄여놓은 상태였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나는 보던 책들이 아까워 서너 권을 아귀까지 채워 꾸역꾸역 집어넣었다. 그 군장을 메고, 10.432kg의 M60을 메고 행군 길에 올랐다. 거기에다 비까지 뿌려대기 시작했으니.   굽이굽이 강원도 화천의 산악길은 그야말로 힘이 든다. 가도 가도 끝이 없고, 가도 가도 오르막길이다. 그렇게 가다보니 거품을 물고 픽픽 쓰러져가는 전우들이 있게 마련이고. 그러면서 나도 그냥 쓰러져 버리고만 싶었다. 다리는 이미 풀려져 버린 지 오래요 눈동자 마저 거의 다 풀려버린 상태였다. ‘다 왔다’ ‘다 왔다’ 소리는 들리고 있었지만 그 소리를 믿지 않은지 오래였다. 비는 그때까지도 여전히 그칠 줄을 몰랐다.   그때였다. 갑자기 군악대의 소리가 힘차게 들리는 것이 아닌가. ‘겨레의 늠름한 아들로 태어나’ 군가가 들리는 거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없던 힘이 갑자기 생겨나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지친 어깨가 세워지고 풀린 다리가 힘을 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때 드는 생각 ‘아, 힘든 나를 세워주고 힘을 북돋아주는 응원의 힘이 얼마나 대단하고 큰 것인가.’   3여신도 회원들에게 ‘잘한다 잘한다’ 해주니 정말 자기들이 잘하는 줄 알고 열심을 낸다. 목회자는 참 순진해서 ‘잘한다 잘한다’ 해 주면 자기가 죽는 줄로 모르고 일한다고 하지 않던가.   벚꽃들이 힘을 준다. 개나리, 진달래가 힘을 준다. 내 사랑 목련화도 목소리를 높여주고 있다. 힘들 수밖에 없는 인생길일 수 있겠지만 나를 응원해주는 그 목소리로 인해서 없던 힘도 불끈불끈 솟아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