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반대, 찬성??

문동수 (2012-03-21 23:44)

이 글은 기장 총회 게시판에 먼저 올린 글입니다. 구럼비바위를 폭파하고 해군기지를 설치하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건설을 중지하고 구럼비바위를 존속시키는 것이 옳은가? 이 문제에 대해서 설왕설래 말들이 많습니다. 한 쪽에서는 해군기지를 만드는 것이 옳다고 주장합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해군기지를 만드는 것이 옳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이와 비슷한 상황이 성경에도 있습니다. 때는 예수님께서 하나님나라 운동을 시작할 무렵이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오병이어 기적의 사건이 바로 그것입니다. 당시 갈릴리를 통치하고 있던 왕은 분봉왕이기는 했지만 헤롯안티파스였습니다. 그는 이스라엘(갈릴리)의 경제적 부흥을 열망했던 사람입니다. 동시에 그는 로마황제의 신임을 받고 싶어 했던 인물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를 만나본 적이 없지만, 그가 개인적인 욕심으로만 가득했던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도 이스라엘이라는 국가를 존속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고, 이스라엘이 세계사 속에서 다시 우뚝 서길 기대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생각이 있었기에, 그는 수도를 세포리에서 갈릴리로 옮길 생각을 했었고, 갈릴리를 경제의 중심지로 키우고 싶었던 열망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생각을 실제로 행동에 옮겼습니다. 그래서 갈릴리는 더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도시가 되었고, 실제로도 경제 활동은 그 이전보다 엄청난 증가를 했습니다. 수치상으로는 갈릴리는 풍요의 도시가 되어 갔습니다. 더 많은 돈이 돌고, 더 많은 풍요가 있는 듯이 보였습니다. 여기가 바로 문제의 시발점입니다. 풍요로 치닫고 있는 도시 한가운데서 못살겠다고 뛰쳐나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오병이어라는 기적의 사건에 몰려들었습니다. 남자 장정만 오천명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회학자들은 여자와 어린아이까지 합치면 족히 이만명은 될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이 사람들은 헤롯안티파스의 정책에 의해 소외된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이 헤롯안티파스의 정책에 못 이겨서 뛰쳐나왔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은 안아 주었습니다. 그들을 먹였습니다. 먹이다 못해 남아돌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참으로 기적입니다. 마술이 아니라 참으로 기적이었습니다. 해군기지 건설을 찬성해야 하는가, 아니면 반대해야 하는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것이 문제의 핵심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 기장은 ‘찬성한다,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기 이전에 반성해야 할 것이 있지 않습니까? 과거 예언자적 입장에 서 있다고 자부하던 우리 기장이 권력의 시녀 노릇을 하던 적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 때에는 권력이 옳지 않아도 미래를 생각해서 그들을 지지해야 한다고 했던 적도 있고, 과도기라는 표현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장이 야권의 국회의원 후보의 통합을 위해서 발 벗고 나서고 있고, 야권 후보의 당선을 위해 기도회도 종종 열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민주당이나 민노당이 옳지 않은 것이 있음에도 우리는 그것을 지적하고 있지 않습니다. 해군지기 건설의 찬성과 반대, 저는 이 모두가 세상이 추구하는 것이라고 보여 집니다. 그래서 그곳에 목을 매게 되어 결국 정치적인 길을 갈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 길이 목사가 가야 할 길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역시 교회가 가야 할 길이라고도 생각되지 않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회색의 색깔을 가진 사람인가? 그렇다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니라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교회가, 목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입니까? 찬성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반대하는 것입니까? 저는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회색분자라고 하면 그렇습니다. 그러나 목사가 해야 할 일이 과연 이런 것인가를 되묻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했듯이 헤롯안티파스의 정책에 못 견뎌 뛰쳐나온 사람들은 먹이고 보살피는 것이 교회의 임무가 아닌가? 이것은 제 생각입니다. ‘옳다, 그르다’를 결정하고 그 결정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이 교회의 임무가 아니라, 그 속에서 어려움을 당하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보살피고 먹이는 것이 교회의 임무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이 일은 여러 각도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정치적으로는 비겁자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히 예 할 때 예 하고 아니오 할 때 아니오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사실 이런 글을 오래전부터 올리고 싶었습니다. 물론 언더에서는 많이도 했습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이런 글을 게시하지 못한 것은 똥파리들이 몰려들어 더러운 냄새를 풍기는 것이 싫었을 뿐입니다. 하나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그 똥파리들도 먹여 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