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RE]부활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문동수 (2012-04-14 01:07)

목사님 평안하시죠. 입당예배와 목회자 세미나, 그리고 건축 마무리, 그리고 개인적인 일정 때문에 답변이 늦어 죄송합니다. 아울러 애정으로 글을 읽어 주시고 조언을 해 주신 것 너무 감사드립니다. 1. 제가 부활을 논하면서 “이해, 경험, 추측”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제가 이런 단어를 사용한 것은 목사님께서도 말씀하셨다시피 부활은 인간의 이성 속에 들어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활은 말 그대로 “신비”입니다. 신비이기 때문에 설명하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신비는 유비를 사용하여 설명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유비 안에 이해, 경험, 추측(상상력)이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만약 이마저 용인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부활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예를 들겠습니다. 사과를 먹어보지 않은 사람에게 사과의 맛을 설명한다고 합시다. 사과는 단맛, 신맛, 등의 맛이 납니다. 그러나 단맛이나 신맛이 사과 맛은 아닙니다. 사과는 사과맛이 날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단맛과 신맛등을 사용해서 사과맛을 설명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래야 사과를 먹어 보지 않은 사람이 사과를 먹어볼 희망을 지닐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3. 성서의 관점은 정확하게 일원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서는 하늘과 세상을 이야기합니다. 둘을 이야기한다고 해서 이원론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사람은 부인하든 부인하지 않든 정신과 육체가 있습니다. 정신과 육체, 둘을 이야기한다고 해서 이원론은 아닙니다. 이원론의 가장 큰 특징은 나눌 수 없는 것을 나누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정신과 육체는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구분할 수 있을 뿐입니다. 영혼불멸 사상의 가장 큰 특징은 나눌 수 없는 것을 나누어 놓고, 그것이 실재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제가 ‘사람은 죽지 않는다’는 표현을 했습니다. 사람은 죽거나 죽지 않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죽음을 상징하는 세상에서 난 것은 사멸할 것이고, 생명을 상징하는 하늘에서 난 것은 죽지 않을 것입니다. 영혼이 불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된, 예수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이 죽지 않는 것입니다.   4. “단지 다른 차원으로 이동할 뿐입니다.”라는 말이 오해의 소지가 있음을 인정합니다. 저의 표현의 방법이 서툴렀습니다. 그러나 설명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좀 더 정확한 표현은 “동시적 사건이다”라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죽음과 어린양의 보좌 우편에 앉아 계시는 사건은 동일한 사건입니다. 시간이라는 함정에 빠져 사는 사람들은 십자자의 죽음과 부활을 순차적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시간을 넘어서 있는 하나님 입장에서는 동시적 사건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인간의 언어로 표현하자니, 선, 후가 나누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임은 가현설이 아니라는 것이 더욱 명확해 집니다. 눈에 보이는 차원에서는 고통스러운 현실인데, 보이지 않는 차원에서는 보좌 우편이기 때문입니다.   목사님, 공자 앞에서 문자 쓰는 격이라 죄송하고, 송구합니다. 그냥 성경대로만 이야기해도 될 터인데 굳이 제가 이런 설명을 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요즘의 젊은 친구들 때문입니다. 누군지 기억에 나지 않습니다만, 어떤 신학자가 서구 교회가 텅텅 비는 이유가 ‘젊은 세대에게 신앙을 설명해 주지 못해서’라고 말했습니다. 고대의 세계관에서 쓰인 성경을 현대의 세계관과 언어로 설명하지 못한 것이 그리스도교의 침체의 이유라는 것입니다. 이런 현실은 한국기독교에서는 더욱 심각합니다. 신앙이 세대를 이어주질 못합니다. 똑똑한 친구들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을 무조건 믿으라고 강요하는 교회를 등지기 일쑤입니다. 교회에 남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심을 하면 ‘신앙 없다’ 소리를 듣는 것은 다반사입니다. 그러다 보니, 교회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그저 수동적 신앙인이 되거나 한쪽을 억압해 버리고 살아가는 신경증 환자가 되기 십상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성경의 언어를 현대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다면 설명하는 것이 저의 목회적 임무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열정으로 글을 쓰는 것이오니, 앞으로도 많은 지적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목사님 집에서 따뜻한 봄차가 그리운 쌀쌀한 봄 날 저녁입니다.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