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감당합시다

2014-06-22 (Sun) 고린도후서 5:16-21:

박정철 양남교회

(고후 5:16-21)양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동화가 있습니다. 이 동화는 두 마리의 애벌레가 생의 의미를 찾아간다는 내용입니다. 줄무늬 애벌레와 노란 애벌레는 애벌레로서 인생을 살고 나중에는 아름다운 나비가 됩니다. 이 애벌레들이 처음에는 어두움과 더러운 곳에서 고통의 시간을 보내지만 나중에는 나비가 되어 맑고 푸른 하늘을 날며 꽃들을 찾아다니며 희망을 준다는 것입니다. 그 나비가 성경을 알았더라면 이렇게 말하겠지요.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애벌레가 변화하여 나비가 되듯 그렇게 엄청나게 변화 받은 존재들입니다. 존재 자체의 변화입니다. 예전의 나는 애벌레와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때는 마음과 정신, 생각과 삶이 모두 애벌레와 똑같았었습니다. 땅에서 뒹굴었습니다. 땅이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 땅의 지체들을 죽이지 못하고 세상에 취해서만 살았습니다. 먹고 마시고 취하면서 즐기는 것이 최고의 삶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태어나보니 예전에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가 열려 있는 것입니다. 하늘을 날 줄 알게 된 것이지요. 꽃을 몰랐는데 꽃을 알게 된 것입니다. 꽃의 향을 맡지 못했는데 향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그 나비처럼 고백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신분이 달라진 것입니다. 남녀가 결혼하면 삶이 달라지지요. 집사람이 한 번씩 그럽니다. “아, 결혼하기 전에는 먹고 싶었던 것도 먹었고 입고 싶던 옷도 내 마음대로 사서 입었는데 결혼하고 나니까 그게 안 되네.” 그럽니다. 다들 그러실 겁니다. 예전에는 자기 마음에 드는 것들을 골랐는데, 결혼하고 나니까 남편을 먼저 생각하게 되고 아이들을 더 생각하게 되는 것이지요. 우리 성도들은 그리스도의 신부된 자들입니다. 신랑이신 주님과 결혼식을 올린 자들이지요. 결혼을 했으니 이제는 남편 되신 주님을 위해서 살아가야만 하는 것입니다. 남편의 아버지가 되시는 하나님을 아버님으로 모시면서 살아가야만 되는 것입니다. 보잘 것 없고 별 볼 일 없었던 우리를 사랑하심으로 당신들의 가문에 맞아주신 그 분들을 위해 살아가야만 되는 것입니다. 일제강점기 때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부흥사 중에 김익두 목사님이 있습니다. 이 분은 초창기 한국교회를 이끌었던 분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알듯이 이 목사님은 예수를 믿기 전에는 깡패였습니다. 안악골 호랑이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한 깡패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김익두를 안 보고 지내는 하루가 되길 빌었습니다. 또 만나면 시비를 걸까 슬슬 피했습니다. 그런데 이 분이 예수를 믿고 회개를 하지요. 그리고는 지난날의 삶이 부끄러워 자기 옛사람이 완전히 죽었음을 공적으로 알리기 위해 부고장을 씁니다. 그 내용이 “옛날의 김익두는 죽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이가 들고 머리카락이 빠지고 이가 빠지고 힘이 빠져서 죽은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믿고 죽은 것입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이 목사님이 부흥회에 참석하려고 산길을 걷다가 너무 더워서 웃옷을 벗어 놓고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고 있었습니다. 그 때 맞은편에서 술 취한 사람이 오더니 괜한 시비를 겁니다. “야, 너, 왜 나보다 먼저 올라온 거야.” 그러면서 그 목사님을 사정없이 때렸습니다. 그때 목사님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가만히 그 매를 맞았습니다. 그리고는 좀 지나서 술 취한 사람에게 "형님, 다 때렸습니까?" 물었습니다. “그래 다 때렸다. 이 놈아. 더 맞을래.” 하니까 김익두 목사님이 이렇게 말합니다. “예수는 내가 믿고 복은 형님이 받으셨군요.” 그 말을 듣고 어리둥절하니까 목사님이 그럽니다. “내가 김익두입니다.” 그러자 이 사람이 술이 확 깨면서 얼굴색이 하얗게 변합니다. 그러더니 엎드려서 “아이고, 살려 주십시오.” 그랬다는 것이지요. 이 사람은 결국 목사님과 함께 부흥회에까지 가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예수님을 영접하고 훗날 장로님까지 되었다고 합니다. 여러분, 우리가 만나게 되는 주변의 모든 이들이 주님을 믿는 우리로 인해서 그들이 다 복을 받게 되기를 원합니다. 보십시오. 예수님을 믿고 난 후에 이전의 애벌레 같았던 김익두는 완전히 새롭게 달라졌지요. 그 달라진 김익두 목사님으로 인해서 그를 만나게 되는 사람들 역시 달라지는 역사가 일어나게 되는 것이지요. 내가 변하면, 변한 나를 통해서 나를 만나는 이들에게도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 복된 일인지요. 예수님으로 인해서 내 영혼과 삶에 있어서 자유를 누리며 평화를 누리며 사람들 중에서도 화목한 가운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 모릅니다. 하나님께서 새로운 피조물이 된 우리에게 주시는 놀라운 은혜요 축복인 줄 믿습니다. 우리가 하는 말 중에 ‘야, 저 사람은 참 편안해 보여.’ ‘야, 저 가정은 참 화목해 보여’ 그러지 않습니까. ‘저 둘은 참 잘 어울려’ ‘두 분이서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 보기가 좋아요.’ “야, 양남교회는 같은 가족으로서 참 화목한 교회야.” 그럽니다. 둘이 한 몸이 되어, 여럿이 함께 하나 되어 어울려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귀한 일입니까. 사자들이 어린 양과 뛰놀고 어린이도 함께 뒹구는 세상이 바로 하나님 나라 아닙니까. 그러면 여러분, 이 귀한 은혜를 누가 주셨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것입니다. 18절에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서 났으며’ 모든 은혜롭고 좋은 것들은 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입니다. 새로운 피조물이 되게 하시사 하늘의 비밀을 알게 하시고 하늘의 신령한 진리와 영생을 누려가게 하시는 것이지요. 그리고는 뭐라 말씀하십니까. ‘그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를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고’ 했습니다. 얼마나 큰 은혜를 주시는지요. 하나님께서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셔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화목제물로 삼으사 당신과 죄인 되었던 우리들 사이에 화목이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 죽었던 우리를 살리신 것입니다. 이것에 대해서 요한 사도는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속하기 위하여 화목 제물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니라’(요일 4:10)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화목하게 지내시기 위해서 그 제물로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내어주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난 바 되었으니 하나님이 자기의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심은 그로 말미암아 우리를 살리려 하심이라’ 아멘. 이보다 더 귀한 사랑 이야기는 없습니다. 갈보리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입니다. 오늘 설교의 제목을 ‘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감당합시다’로 잡았습니다. 18절의 말씀을 다시 봅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서 났으며 그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를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고 또 우리에게 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주셨으니’ 하나님께서 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우리에게 맡겨 주셨습니다. 이 직분을 우리가 잘 감당해 갈 수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피조물이 된 우리 성도들이 서로를 잇는 다리 역할을 감당해야만 한다는 것이지요. 오늘 주보 글에 ‘나무 막대기’라는 제목으로 글을 실었습니다만 어린 날에 이 나무 막대기가 참 유용하게 쓰였던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 제가 어릴 때만 해도 남자와 여자들이 많이 싸웠습니다. 여러분들은 이 노래를 아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릴 때 너무 많이 불러서 입에 착착 달라붙는 노래입니다. ‘남자와 여자가 싸우면은 보나마나 남자가 이긴다. 힘차게 뻗는 남자의 펀치 여자의 아구창을 날렸다. 뻗었다 뻗었다 가시나는 뻗었다 아름답고 멋있게 쫙 뻗었다’ 이런 가사입니다. 오전수업 중에 중간 시간이 되면 이 노래가 나오면서 아이들이 운동장으로 쏟아져 나옵니다. 그러면 남자들은 거의 이 노래를 힘차게 부르면서 나옵니다. 그때는 남자로서 얼마나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살다 보니까 그 노래가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싸우면은 보나마나 여자가 이긴다.’ 우리 아이들이 불렀다면 ‘엄마와 아빠가 싸우면은 보나마나 엄마가 이긴다.’ 그랬을 것입니다. ‘뻗었다 뻗었다 머슴아는 뻗었다 아름답고 멋있게 쫙 뻗었다.’ 이 노래를 부르면서 나오면 선생님들이 전부 다 둥글게 해서 손을 잡으라고 합니다. 그럴 때면 얼른 남자는 남자들끼리 여자는 여자들끼리 양손을 잡습니다. 그러나 어떻습니까. 맨 마지막에는 남자와 여자가 손을 잡아야만 됩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촌놈들이 잘 그러는 것처럼 ‘우’하고는 놀립니다. ‘얼레리 꼴레리’ 그 소리에 손을 잡을 수가 없지요. 그러면 선생님이 소리를 지르면서 “빨리 안 잡아.” 다그칩니다. 어쩔 수 없이 잡기는 잡는데 어떻게 잡습니까. 주위에 떨어져 있는 나무 막대기 하나를 가져다가 끄트머리를 잡습니다. 참 못났지요. 그래도 그때 그 자리에 나무 가지라도 있었던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그 나무 가지가 남자와 여자들 전체를 하나로 묶는 아주 귀한 도구였던 것이지요. ‘나무 막대기’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그때 그 오래된 기억이 생각이 났습니다. 여러분, 우리에게도 아름다운 나무가 있지 않습니까. 바로 주님의 십자가입니다. 주님의 나무 십자가를 우리가 붙드는 것이지요. 하나님과 우리 인생들이 그 십자가에서 하나가 되지요. 남자와 여자가 그 십자가에서 하나가 되지요. 흑인과 백인이 십자가에서 하나가 되지요. 남과 북이 십자가에서 하나가 되지요.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갈 3:28) 아멘. 이제 우리 성도들은 매일 오전 중간 시간에 노래를 어떻게 불러야 합니까. “주님과 마귀가 싸우면은 보나마나 주님이 이긴다.” 할렐루야!! 성령의 역사는 하나 되게 하는 역사입니다. 그러나 마귀의 역사는 분열시키고 갈라지게 하는 역사입니다. 성령의 역사는 하나가 되어 힘이 더해지는 역사인 반면에 마귀의 역사는 나뉘어짐으로 힘을 떨어뜨리는 역사입니다. 줄다리기를 할 때 보면 양쪽에서 아무리 힘을 써도 거의 비슷하지 않습니까. 많이 움직여도 겨우 1m정도 움직일 뿐입니다. 힘을 같은 방향으로 써야지 반대 방향에서 쓰면 그렇습니다. 그 다음날 보면 힘을 썼다고 온 몸이 쑤시고 뻐근하지 않습니까. 힘은 힘대로 드는데 소득이 없는 것은 마귀의 속임수에 넘어갔기 때문입니다.   마귀의 목적은 서로 다투고 싸우고 분쟁을 야기 시켜서 둘 다 죽이는 것이 마귀의 목적입니다. 마귀는 항상 둘을 붙입니다. 싸우게 하는 것이지요. 부부를 붙이고, 형제를 붙입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를 붙입니다. 지역과 지역을, 민족과 민족을 붙입니다. 교회 안에서도 붙입니다. 그래서 마귀의 속임수에 빠져서는 이래 붙고, 저래 붙고 모두 다 붙습니다. 모두 다 붙습니다. 이렇게 마귀는 전부 붙여서 지옥을 만들어버립니다. 삼팔선은 삼팔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시가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곳에 이 삼팔선이 그어져 있다는 것이지요. 어릴 때에 책상 위에도 그어져 있었고요. 쌍둥이들이 덮고 자는 이불에도 그어져 있고요. 남편과 아내 사이에도 이 금이 그어져 있습니다. 심지어는 자기 내면에도 그 삼팔선이 그어져 있습니다. 남북으로, 동서로, 계급으로, 이념으로, 성별로, 세대별로 이 삼팔선이 그어져 있습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면서 더 많은 분열과 갈등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서로들 으르릉거리는 것이지요. 총부리를 겨누고 여차하면 발사합니다. 누군가 그런 말을 합니다만 “누구나 마음속 한구석에 히틀러를 숨겨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릴 때에도 학교에서 여자 아이와 같은 책상에 앉아서는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었습니다. 금을 그어놓고는 조금이라도 넘어 오면 눈을 흘리고 때리고 찢어버립니다. 그러면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해 버립니다. 공부할 생각보다는 실수라도 옆에 아이가 넘어오는 것에 온 신경을 곤두세웁니다. ‘한 번이라도 넘어오기만 해 봐라. 그냥 두지 않겠다.’ 그 금이 마치 삼팔선이라도 되었나 봅니다. 우리 아이들이 한 이불을 덮고 잡니다. 그러면 그 이불을 자기 쪽으로 더 끌어당기기 위해서 온 힘을 다 합니다. 그 늦은 시간에 잠을 빨리 자야 될 것 같은데, 그 이불 조금 더 자기 쪽으로 당기기 위해서 신경전을 벌입니다. 그러다가 치고 박고 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부모로서 속이 터지지요. 어이가 없습니다. 서로 물고 먹으면 피차에 멸망을 당하는 것 아닙니까. 이에 마귀가 원하는 것입니다. 둘 다 죽이는 것이 마귀의 목적입니다. 서로 이기는 윈윈이 아니라 둘 다 죽이는 다이다이의 역사입니다.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의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마 5:9) 했습니다. 복 있는 하나님의 자녀로서 화평하게 하는 자여야 한다는 것이지요. 화목은 무엇보다 소중합니다. 화목의 관계를 이루는 것은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서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주님은 말씀하시지요.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 들을 만한 일이 있는 줄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마 5:23-24)   한 집안에 12명의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언제나 형제간의 우애를 강조하면서 서로 서로 격려하며 살 것을 권면했습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다지만, 그의 가정은 화목하고 사랑이 넘쳤습니다. 이것보다 더 좋은 가정의 모습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어느 날 밤 가족이 잠들 무렵, 한 아들이 아버지에게 와서 “아버지 다른 형제들은 잠만 자는데 저는 자지 않고 계속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어요”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빙긋이 웃으면서 이렇게 타이릅니다. “얘야, 그래서는 안 된다. 다른 형제의 흉을 보는 것보다 다른 형제와 같이 자는 편이 훨씬 나은 거란다.” 우리 아이들이 12명이 아니고 두 명인데, 서로 “아빠, 애가요. 이렇게 하는데요.” “엄마, 재가요. 저렇게 했는데요.” 그러면 그렇게 잘못한 애보다 그것을 일러주는 아이가 더 싫습니다. 그래서 그러지 말라고 합니다. 지난 주 오후 예배 때에 ‘백발이 되기까지’ 제목으로 말씀을 드리면서 한 글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오늘도 인용해 봅니다.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이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이 없으되, 그대는 꽃으로 볼 일이로다. / 털려고 들면 먼지 없는 이 없고, 덮으려고 들면 못 덮을 허물없으되, 누구의 눈에 들기는 힘들어도 그 눈 밖에 나기는 한 순간이더라.’ ‘귀가 얇은 자는 그 입 또한 가랑잎처럼 가볍고, 귀가 두꺼운 자는 그 입 또한 바위처럼 무거운 법. 생각이 깊은 자여! 그대는 남의 말을 내 말처럼 하여라. 겸손은 사람을 머물게 하고, 칭찬은 사람을 가깝게 하고, 넓음은 사람을 따르게 하고, 깊음은 사람을 감동케 하니, 마음이 아름다운 자여! 그대, 그 향기에 세상이 아름다워라.’ ‘나이가 들면서 눈이 침침한 것은 필요 없는 작은 것은 보지 말고, 필요한 큰 것만 보라는 것이며, / 귀가 잘 안 들리는 것은 필요 없는 작은 말은 듣지 말고, 필요한 큰 말만 들으라는 것이고 / 이가 시린 것은 연한 음식만 먹고 소화불량 없게 하려 함이고 /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운 것은 매사에 조심하고 멀리 가지 말라는 것이지요. / 머리가 하얗게 되는 것은 멀리 있어도 나이 든 사람인 것을 알아보게 하기 위한 조물주의 배려랍니다.’ 좋은 글이지요. 좋은 글에 맞게 좋은 삶을 살아가야겠지요. 나이가 들면서 이런 생의 여유를 부릴 줄 아는 것이 멋이라면 우리 새로운 피조물로서 하나님의 백성들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요새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을 보내고 있습니다만 오늘 한국 사회에서 가장 절실한 가치는 평화입니다. 어떤 신념이나 주장보다 더 앞서야 할 것이 평화입니다. 우리에게 절대가치는 ‘평화’입니다. 성서에서 말하는 샬롬이지요. 이 유월은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전쟁의 쓰라린 경험으로 인해서 아프고 슬픈 날입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얼마나 끔찍한 일들이 이 민족 가운데에 있었습니까. 이산가족들의 눈물은 아직도 마르지 않고 흐르고 있는데 분단이 고착화되어질까 심히 안타까운 상황을 우리가 보내고 있습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오명을 안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남과 북의 관계는 긴장관계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한 번은 묻습니다. “아빠, 전쟁 나면 남한이 이겨 북한이 이겨?” “둘 다 져.” 그렇게 대답을 해 주었습니다. 이기는 쪽도 없습니다. 지는 쪽도 없습니다. 둘 다 지는 것입니다. 전쟁은 일어나면 둘 다 지는 것입니다. 20절에 ‘그러므로 우리가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사신이 되어’ 그랬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의 대사라는 것입니다. 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맡은 자로서의 사신이지요. 우리 한국 교회가 남과 북이 서로 화목하게 하는데 있어서 그 직분을 잘 감당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 교회가 남북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서 기도하고 서로 화합하여 공동선을 이룰 수 있도록 힘을 써야 합니다.   적대적 관계에 있어서 긴장과 충돌이 예상될 때, 특별대사가 뜹니다. 그것을 특사라고 합니다. 가장 유명한 특사로는 지미 카터라는 미국 전 대통령을 꼽습니다. 그는 국제적 특사로 한 일이 많습니다. 그는 신실한 크리스챤입니다. 특히 한반도 긴장위기 때마다 단골 특사입니다. 강변교회 원로 목사이신 김명혁 목사님이라는 분이 계십니다. 이 분이 이렇게 고백합니다. 자기는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기 위해서, 신앙생활을 바로 하기 위해서, 그리고 아버지를 따라서 목사가 되기 위해서, 11살 때 부모님을 북한에 남겨 두고 평양을 떠나 혼자서 38선을 넘어 서울로 왔다는 것입니다. 1948년 8월 캄캄한 밤에 어른들 몇 사람들과 함께 38선을 넘다가 북한 인민군에게 발각이 됩니다. 인민군들이 “서지 않으면 총을 쏜다”고 위협해서 어른들은 모두 섰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어린 김명혁은 분명한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설 수가 없었다는 것이지요. 혼자서 3,40분 동안 파밭을 달리고 언덕을 넘고 강을 건너며 남쪽으로 달리고 또 달려 결국 남한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자기가 평양을 떠난 지 2년 후인 1950년 6월 25일 전후에 감옥에 계시던 아버지 김관주 목사님이 평양 사동탄광에서 순교를 당했다는 것입니다. 자식으로서 부모님이 이렇게 감옥에서 탄광에서 고통을 받으시다가 죽으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 그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저희 장인어른의 아버지께서도 평양의 장로님으로 섬기셨는데 인민군에 의해서 죽임을 당하셨다는 소식을 접하고 난 뒤부터는 북한을 그렇게 싫어하시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만 그런데 이 김명혁 목사님이 복음 안에서 이 분노와 증오를 이겨내셨다는 것입니다. 십자가의 주님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므로 조금씩, 조금씩 자기의 생각과 마음을 바꾸어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을 결성해서 북한에다가 물품을 전달하는 일을 했다는 것입니다. 인간적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그 일들을 신앙 안에서 해 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신앙 안에서 용서할 자들을 용서하고 품을 자들을 품어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큰 목회자가 아니겠습니까.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맡기셨습니다. 19절에 ‘곧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 계시사 세상을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며 그들의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아니하시고 화목하게 하는 말씀을 우리에게 부탁하셨느니라’ 했습니다. 우리에게 있는 죄를 우리에게 돌리지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그것처럼 오늘 우리들에게도 처해진 각자의 자리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그 어떤 이들의 허물과 잘못이 있을지라도 그것을 그들에게 돌리지 말고 우리로 화목의 직분을 감당해 가라는 것입니다. 저희 고향 집에는 부모님들이 화목 보일러를 쓰십니다. 나무 보일러지요. 자식들이 명절 날 고향에 가면 아버지께서 화목 보일러에 장작을 잔뜩 넣으시고는 자식들이 편안하고 따뜻하게 잘 수 있게 해 주십니다. 화목 보일러를 선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렇게 화목의 직분을 감당하게 될 때에 우리의 심령과 삶 가운데에 놀라운 은혜와 평강이 있게 될 줄 믿습니다.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