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사랑, 처음 행위’

박정철 (2014-05-31 08:19)

‘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계 2:4,5a)   가끔씩 아내에게 그런 말을 건넨다. “자기는 정말 나한테 고마워해야 한다. 내가 자기하고 결혼 안 해주었으면 지금도 혼자 살고 있을 걸.” 그러면 아내도 혀를 차면서 “웃기지 마라. 정말 자기는 나 아니었으면 혼자 살고 있을 거다.”   31살 노총각, 30살 노처녀로 겨우 겨우 결혼한 주제에, 국어도 잘 모르는지 주제파악을 못하고는 해댄다는 소리가 서로 자기에게 고마워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가 구제해 주었으니 딴 소리랑은 하지를 말라는 것이다.   어느 덧 결혼한 지도 15년이 흘렀다. 처음에 만날 때는 만나도 만나도 만나고 싶었던 아내였던지 않던가.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 늦은 밤까지 전화기를 잡고서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좋아했던 적이 있었지 않던가. 얼마 전에는 아내가 한다는 말이 “야, 예전에는 공중전화만 봐도 내 생각이 나더라더니. 칫.”   6월 첫 주다. 추워서 힘들었던 것 같은데 어느 새 더워서 힘이 든다. 1월에는 나그네 걸음이 10km로 가는 것 같더니 이제는 60km로 달리고 있다. 새해를 맞아 새롭게 살자고 다짐했었는데, 그 마음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굳게 먹은 마음이 굳어버리지는 않았는지.   1988년 3월, 신학교에 입학하고는 정말 잘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1999년 3월 17일, 목사 안수를 받을 때 오로지 말씀과 기도에 전무하며 잘해 가리라 했었고, 2008년 1월, 양남에 첫 발을 내딛으면서도 같은 마음이었다. 그 누군들 그 마음을 품지 않으리요마는 나 역시 언제나 잘하고 싶은 마음으로 충만하다. 시간을 때워가는 것이 아니라 꼭꼭 채워가며 살아가고픈 심정이다.   어떻게 하면 그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타성에 젖어들지 않고 매진해 갈 수 있는 것일까. 사도 바울은 어떻게 마지막까지 한결같이 꺾이지 않고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일까. 그의 삶의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은혜가 말라지면 안 되겠다. 은혜의 체험이 늘 새로워야겠다. 지금의 아내가 아니었으면 어쩌면 혼자 살고 있을 수 있음을 잊지 말고 은혜를 은혜로 알아 감사와 충성을 잃어버리지 않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