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아려줍시다.

박정철 (2014-05-17 06:57)

‘하루는 엘리사가 수넴에 이르렀더니 거기에 한 귀한 여인이 그를 간권하여 음식을 먹게 하셨으므로 엘리사가 그곳을 지날 때마다 음식을 먹으러 그리로 들어갔더라’(왕하 4:8)   마지막 때를 사는 사는지라 자기만 사랑하며 자기만 생각할 때가 많다. 내 자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 기분이 중요하고, 내 감정이 중요하다. 그래서인지 남을 배려하고 헤아리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내 행복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서 남들도 필요할 뿐이다. 그렇지만 그 어떤 사람이든 내가 그를 내 필요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삼게 될 때에 행복과는 전혀 상관없어 진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내가 중요하듯 남들도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자.   종종 집에서 아이들을 다그칠 때가 있다. 아빠인 입장에서 보면 아이들이 하는 짓거리들이 못마땅할 때가 많고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 많다. 그러다 보니 잔소리가 많아지면서 큰 소리가 나게 된다.   그러면 아내가 옆에서 한 마디 건넨다. “당신은 왜 그렇게 아이들의 마음을 몰라주느냐. 당신도 저 때는 저러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보니 너무 내 생각만 가지고 아이들을 대하고 있는 것 같아 미안해지기도 한다. 누군가 나를 다그칠 때 내 마음이 어떠하던가.   오래 전에 전임지에서 제직회를 하다가 의견이 잘 맞지 않아서 힘들었던 적이 있다. 목회자로서 대놓고 내색을 할 수 없었지만 속으로는 많이 언짢아서 마음이 상했었다.   그랬는데 그 날 저녁에 한 집사님이 전화를 걸어서는 한다는 말이 그렇다. “목사님, 오늘 많이 힘드셨지요. 아이고 마, 저녁이나 한 끼 합시다.” “아니, 제가 힘든 줄 어떻게 아셨어요?” “저는 그냥 목사님만 보면 척 압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위로가 되었다. 누군가 나를 헤아려주면서 살펴줄 때에 살아갈 용기와 힘이 되어질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껴보는 시간이었다.   그러면 나는 얼마나 헤아려주면서 살아가고 있을까. 가족은 물론이고, 성도들과 이웃들과 특별히 고통 속에 있는 이들의 마음을 얼마나 만져주고 살아가고 있을까. 그럼 하나님에 대해서는.   하나님께는 늘 미안한 마음이다. 이젠 너무 내 말만 하지 말아야겠다. 무조건 생떼도 부리지 말아야겠고, 내 필요만 채워달라고 조르지 말아야겠다.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는 이 마지막 때에 아파하시고 슬퍼하실 하늘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는 하늘 효자 노릇 좀 감당해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