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았습니까?

박정철 (2014-05-24 10:28)

‘대답하시되 누가 내 어머니이며 동생들이냐 하시고 둘러앉은 자들을 보시며 이르시되 내 어머니와 내 동생들을 보라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니라’(막 3:33-35)   5월, 가정의 달을 보내고 있다. 신록이 우거지는 이 5월에 모든 가정들마다 푸르름이 넘쳐났으면 좋겠다. 한 그루의 아름드리 거목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잘 버티어냈으면 한다. 청아한 새소리가 나무들 사이에서 들린다. 뭘 그렇게 부르고 싶은 노래가 많은지 아이들 마냥 잠시도 그 입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아이들을 찬찬히 들여다 볼 때가 있다. 참 신기하다. 어쩌면 그렇게 닮아있을까. 한 번은 중학교 1학년 친구들이 아빠인 나를 보고서는 “닮았다. 야, 닮았다.” “웃는 것이 정말 너무 똑같아요.” “야, 정말 웃기다.” 그러면서 자기들끼리 까르르 웃는다. 자기들이 보기에도 많이 닮긴 닮은 모양이다.   그래, 생긴 것이야 그렇다 치자. 문제는 말하는 것이나 생각하는 것이나 행동하는 것들까지 많이 닮아있는 것을 보면서 웃기기도 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형편이다. 한편으로 답답한 마음이 드는 것은 숨기고 싶거나 보기 싫은 내 모습까지 너무나 닮아버렸기 때문이리라.   그것도 그들의 몫이라고 그냥 두어야 하는 것일까. 연약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아빠인 나를 닮아버린 그 모습으로 인해서 아이들이 살아내야 할 세상살이가 힘들어지지나 않을까 미안한 마음이다.   그 아이들을 보면서 내 모습을 살핀다. 5월의 바닷빛도 여전히 푸르다. ‘나는 누구를 닮아가고 있을까?’ ‘난 어떻게 빚어져가고 있는 것일까?’ ‘얼마나 하늘 아버지를 닮은 것일까?’ ‘그 아버지께서 나를 보시며 정말 많이 닮았다고 기뻐하실까?’   부족한 나를 당신의 자녀로 삼아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미련하고 어리석은 것을 따지자면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양남바다를 먹물 삼는다고 해도 다 기록할 수 없을 것이지만 그래도 사랑하심으로 양자의 영을 허락하심으로 자녀 삼아 주심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도 그 아버지께서 당신의 기쁨을 위해서 당신의 영을 우리 가운데 보내주심으로 귀하게 빚어 가시겠지. 힘도 주실 것이고 용기도 주실 것이고, 감동도 주시겠지. 때로는 말할 수 없는 가운데 탄식하심으로 아버지께로 인도해 가시겠지. 5월의 세상처럼 하나님을 많이 닮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