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지심도’

박정철 (2014-03-01 08:45)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너는 유다 족속 중에 작을지라도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네게서 내게로 나올 것이라 그의 근본은 상고에, 영원에 있느니라’(미 5:2)   지난 목요일, 경동시찰 목사 장로 부부 수련회를 거제도 지심도로 다녀왔다. 오랜만의 나들이인데 날씨도 사람들도 따뜻하다. 여행하기에 딱 좋다. 거가대교의 휴게소에 이르니 ‘사랑하기에 딱 좋은 나인데󰁕’ 노랫가락이 흥겹게 흘러나온다.   점심으로 게장 정식을 맛있게 먹고는 지심도로 가는 배에 몸과 마음을 실었다. 처음 가보는 낯선 곳이라 묘한 기대감이 더해지는데, 그 섬에 무엇이 있기에 시간을 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앞을 다투어 찾아가는 것일까.   선착장에 도착해서 섬을 돌아보는데 큰 동백나무들이 다른 나무들과 함께 어우러져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겨울 찬바람을 어떻게 뚫고 올라왔는지 벌써부터 동백꽃들이 피어나서는 방문객들을 수줍은 미소로 반겨주고 있었다.   걷는 내내 말없이 속삭여주는 잔잔한 이야기에 쉼과 힘을 가져가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바로 이것이 지심도의 매력이라 남해의 외딴 섬이건만 많은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것이리라.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지심도가 나를 오랜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여겨진다. 내게 해 줄 말이 있어서 진작부터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예전에도 바닷가에서 목회를 하면서 무척이나 많이 해대던 말이 있었다. “믿음은 해 보는 것이다. 믿음은 동해의 떠오르는 해를 보는 것처럼 해 보는 것이다.” “믿음은 부딪혀보는 것이다. 동해의 파도가 쉬지 않고 출렁거리며 부딪히는 것처럼 믿음의 삶이란 한 번 두 번 계속해서 쉬지 않고 부딪혀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언어의 유희 속에, 삶의 희열 속에 기뻐했었다. 최선의 삶이 최고의 삶이라 여기면서 지내왔었다.   그 순간의 기억들을 지심도가 일깨워준다. 작은 섬이지만 아름다운 섬이 되라고 말해준다. 겨울 찬바람을 걷어내고 꽃을 피우라고 일러준다. 그래서 사람들로 찾아오게 하고 머물게 하는 힘을 가진 큰 섬이 되라고 한다. 꼭 그래야 한다고 다짐을 받아 둔다.